Take 0 ('04.2.27~'08.11)/畵 (화) 91

밀양 - 이창동 감독 (2007.06.06)

밀양 - 이창동 감독 밀양... 밀양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새삼 도시 이름이 재미나다는 생각을 했다. 뭐.. 그래서 이창동감독이 밀양이어야만 한다고 말했겠지만..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보면 기운이 쫙 빠진다. 매우 우울해지기도 하고... 나름 희망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는 하는데 그렇다고 기운이 나는 경우는 없다. 영화를 본 첫 느낌은 아주 작정을 하고 만든게 아닌가 싶었다. 외국 영화제를 겨냥해서 말이다. 주제도 외국 영화제에서 상타기 딱 좋고.. 스타일도 그렇고.. 이 감독의 영화를 보면 서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소설을 쓰던 가락이 있어서 그런지 서사의 힘을 느끼게 해준다. 본지 좀 오래돼서 별로 하고 싶은 말이 없다. 바로 바로 적었어야하는데...^^

천년학 - 임권택 감독 (2007.05.05)

천년학 - 임권택 감독 진짜 오랜만에 극장에 갔다. 아마 거의 일년만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시사회나 초대권이 아니고 돈을 내고 간 걸로 치면 한 2년만 일지도 모르겠다. 거의 영화를 끊고 살았다는 말이 더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닌데... 그렇게됐다. - 뭐, 이런 이야기를 하면 결론은 뻔하니까.. 임권택 감독의 영화라 아무래도 극장에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만큼의 영화였다. 하지만 몇몇 장면은 조금 갸웃하게 하던데.. 아마도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찬찬히 봐야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임감독님의 영화는 종종 그런게 있다. 그냥 심심하게 진행되는 듯 싶은데 뭔가 눈 여겨봐야만 알만한 퀴즈같은 게 숨어있는 경우가 있다. 봉준호나 박찬욱과 다른게 그런게 아닌가 싶다. - 이..

다세포 소녀 - 이재용 감독 (2007.05.01)

다세포 소녀 - 이재용 감독 아마 내 기억에서 이렇게까지 혹평을 받았던 영화도 흔치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인터넷이라는 특이성이 있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모 포털 영화 평점에서 다세포 소녀를 꼴찌를 만들기 위해서 그 전까지 최하 평점이던 영화의 평점이 오르는 기현상이 생기기도 했다는 소문이 있다. 믿거나 말거나... 대략 쒸레기라는 평을 받았지만 그렇게까지 쒸레기는 아닌 것 같다. 나름 솔솔한 재미도 있고... 영화가 줄거리가 없고.. 시트콤을 연결해놓은 듯한(?) 느낌이 들지만 뭐, 나쁘지 않았다. 적응하기 어려워서 그렇지. 그런데 다세포 소녀를 악평하던 사람들은 만화는 봤을까? 만화하고 무지하게 비슷하던데... 오히려 만화하고 다르지 않은것이 좀 아쉬운 느낌이 들던데.. 어찌되었든, 만화를 ..

호로비츠를 위하여 - 권형진 감독 (2006.12.17)

호로비츠를 위하여 - 권형진 감독 피아노에 대한 열정은 있으나, 성공한(?), 충분한 재능은 가지고 있지 못했던 여선생과 천재 소년의 이야기. 꽤나 수작인 영화다.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하다. 하지만 약간 아쉬움이 있기도 하다. '호로비츠를 위하여'는 다양한 관점의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는데, 하나를 제외하고는 너무 표면만을 훝고 지나간 느낌이 있다. 물론 하나의 작품에 여러 이야기를 섞어 넣기가 쉽지는 않았겠지만, 잘하면 진짜 훌륭했을텐데 좀 아쉬움이 있다. 천재의 성공담도 좋지만 그 주변인물들의 사연을 적당히 강화하는 것도 결국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풍요롭게 만들지 않았을 까 생각된다. 어찌됐든, 역시 세상을 사는 것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간에, '관계'를 갖..

가을로 - 김대승 감독 (2006.11.03)

가을로 - 김대승 감독 시사회에 초대를 받고 홍보를 담당자에게 입소문 많이 내달라는 부탁(뭐, 인사성 멘트이긴하지만..^^)까지 받고도 너무 늦게 올리게 됐다. 생각해보면 그리 바쁠일도 없건만... 김대승 감독은 이제 이름만으로 믿고 영화를 선택할만한 감독이 된 듯 하다. 작가주의 영화로 높은 작품성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지라도 웰메이드 영화로 기대치는 언제나 기본 이상을 충족 시켜준다. 이번 영화도 그렇다. 어찌보면 밋밋한 줄거리를 가진 영화를 잔잔하고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물론 그럴수있는 바탕에는 우리나라 가을의 풍경이 주는 힘이 무엇보다 크다. 또한, 임권택 감독의 오랜 연출부를 한 경험때문인지, 가을을 담아내는 솜씨도 예사롭지 않다. 영화를 본 다음날 나도 현우를 따라 길을 나섰으니.. ㅋㅋ (누가..

라디오 스타 - 이준익 감독 (2006.10.26)

a 라디오 스타 - 이준익 감독 이제는 나이를 먹었음을...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꽤나 바뀌었음을 새삼 깨닫게 됐던 영화다. 아마 조금 내가 어렸다면 싱겁다고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싱겁지 않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실 그리 별날 것도 없는 이야기였지만 이상하게 사람의 마음을 무너지게 만드는 것이 있다. - 김양이 '엄마타령'을 할때부터 시작해서는 끝날때까지도 사람을 못 살게 군다. - 아마도 배우들의 힘이 아니었나 싶다. 주연은 말할 것도 없고, 조연들도 꽤나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그도 그럴것이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들이 요소요소에서 극을 잡아주고 있다.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인생, 혹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인생이란 것을 알아버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머리속에 ..

사랑니 - 정지우 감독 (2006.10.09)

사랑니 - 정지우 감독 왜 이 영화를 꺼내 들었는 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다. 만약 내가 이 영화의 내용을 알았더라면 오늘쯤 이 영화를 봤을 거라는 걸. 하지만 난 이 영화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감독과 주연배우의 이름, 그리고 나이차이 많이 나는 사랑이야기라는 것 뿐이었다. 그러면 왜 내용을 알았으면 오늘쯤 이 영화를 보는 게 맞았을까... 추석이기 때문이다. 추석... 언제부턴가 추석이란 내게있어 그냥 명절만은 아니었다. 추석이면 유난히 꼬이곤 하던 문제들, 이맘때면 항상 전쟁을 치루던 사람들, 달이 차올때면 차오는 달만큼이나 내 주변을 속속 채워가는 추억들... 좋은 기억보다는 좋지 않은 기억이 많은 추석이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추석은 항상 특별했다. 첫사랑이란 것이 사람들의 ..

가족의 탄생 - 김태용감독 (2006.09.25)

가족의 탄생 - 김태용 감독 극장 개봉당시 그렇게 보려했건만 이런 저런 이유로 보지 못하다가 결국 이제서야 봤다. 극장에서 보지 못한것이 무지하게 아쉬운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 기대보다는 훨씬 좋았다는 것. 김태용감독이 말그대로 오랜만에 찍은 영화라서 내심 기대가 있었는데, 민규동감독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을 보고 실망한 바가 있어서 조금 걱정을 했던 것도 있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두 사람은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를 공동 연출하며 감독으로 데뷔를 했다. 워낙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를 좋아하던 사람인지라 두 감독에 대한 기대치도 꽤 있었다. 그런데 두 감독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개의 영화로 비슷한 시기에 돌아오기에 두사람의 인연도 꽤 되나 부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두 감독의 두 영화..

괴물 - 봉준호 감독 (2006.09.10)

괴물 (1) - 봉준호 감독 어떤 이유에서건 괴물은 올해 최고의 영화다. 작품의 완성도에서든, 영화로 인하여 발생된 각종 담론에서든, 수많은 안주거리 생산에서든... - 아, 안주거리 생산에서는 아니다. '해변의 여인'과 박빙의 승부이나 조금 밀릴지도 모르겠다... 술 안주로 홍상수 감독 영화를 이길 영화가 또 있을까. 영화를 보고서 꽤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여전히 하루에 한번 정도는 괴물과의 사투를 벌이고, 하루에 한번 정도는 다시 생각해본다. '끝까지 둔해빠진 새끼들.. 잘들 살아.'라는 영화시작하고 세번째 씬에서 사장의 대사가 영~ 개운하지 않다. 전체 이야기와 전혀 상관이 없어서 도드라져보이는 이 세번재 씬을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영화를 본 사람이 많은 만큼 괴물에 ..

해변의 여인 - 홍상수 감독 (2006.09.05)

해변의 여인 - 홍상수 감독 홍상수 감독의 가장 대중적인 영화라는 평을 듣고 조금 고개를 갸우뚱했다. 홍감독의 영화중에 가장 대중적이라면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그런 말을 듣는 것일까에 대해 궁금했다. 홍감독의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매우 재미나고 즐겁게 봤던 터라 대중적이라는 말에 더 민감했는지도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김기덕 감독과 괴물에 대한 논란을 보던 때였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김기덕 감독 영화는 몇 편 보지 않았다. 더구나 극장에서는 한편도 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의 영화가 싫어서인 것은 분명 아닌데... 하긴 극장 가서 보지 않았으면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좀 애매하긴 하다. 더구나 김 감독의 영화는 중간에 끌 수 있다면 잠시 쉬었다보자..하는 생각이 왕왕 나는 영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