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 231

이탈리안 조이(Italian Joy) - 칼라 콜슨 著 (20070522)

이탈리안 조이(Italian Joy) - 칼라 콜슨 著 서른 중반이 되도록 일에 치어 살던 중소기업 여사장이 이탈리아로 가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소설같은 진짜 이야기. 소설이나 자기 개발서 등에서는 항상 같은 말을 한다. 원하는 삶을 살아야한다고... 하고 싶은 건 지금 하라고... 그렇지만 누구도 선뜻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을 살지는 못한다. 아니, 누군가는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산다. 보는 내내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게 만드는 책이다. 워낙 개인 취향이 강하기도 하지만, 내가 보고 싶던 이탈리아의 생활에 대해 세밀하게 묘사해놓은 것이 아주 즐겁다. 저자도 이탈리아에 푹 빠진 외국인인지라 너무 좋은 시각으로만 글을 쓴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였으니 중증은 넘는 것 같..

밤의 피크닉 - 온다 리쿠 作 (20061217)

밤의 피크닉 - 온다 리쿠 作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유 때문만은 아닐텐데... 소년, 소녀가 주인공인 일본 영화나 소설은 묘한 향수같은 것을 불러온다. 그래서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번번히 내가 선택하는 작품들은 그런 녀석들이 주인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나지 않는단 말이지.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너무 익숙한 환경과 풍경이라 향수를 불러올 수 없는건가? 적당한 거리감이 있어야 향수도 느끼는 걸까? 아마도 우리나라 소설가들이 그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에 관심이 없는 것이겠지. 이게 가장 큰 이유겠지.^^ 짧은 문장으로 쓰여져서 읽어내는 속도가 꽤 잘 오르는 소설이다. 더구나 미스테리 작품을 잘 쓴다는 작가의 성향때문인지, 끊임없이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사..

자르토리스 부인의 사랑 - 엘케 슈미터 作 (20060829)

자르토리스 부인의 사랑 - 엘케 슈미터 作 이야기는 고전적인 느낌이 다분한 데 풀어내는 방식을 새롭게 한 소설이다. 책의 광고 카피처럼 이 소설은 모든 극과 소설에 등장하는 여주인공들을 위한 오마주다.^^ 굳이 모 신문의 서평처럼 보바리 부인이나 안나 카레리나나 테스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자르토리스 부인은 고전적인 여성상에 가깝게 서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번역서의 제목도 고전적이다. 마치 채털리 부인의 사랑같은..^^ 근데 원작도 그냥 '자르토리스 부인'인 듯 하다.) 첫사랑에 배신을 당하고도 잊을 수 없는, 지울 수 없는 낙인처럼 평생을 지고간다. 이제 뭐 더 새로울게 있겠냐는 나이에 찾아든 사랑에 모든 열정을 바친다. 흠.. 혹시 소설을 볼 사람들을 위해 더 길게 이야기하면 안되겠다..^^ 어찌..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 김연수 作 (20060826)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 김연수 作 블로그에 글을 남긴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그 중에 내게 중요한 건 내 기록을 남긴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도 요즘에는 쉽지가 않다. 마음이 불편해서인지, 기억이 나빠져서인지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것을 제쳐놓을 때가 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도, 책을 읽고도, 음악을 듣고도 넘어간다. 물론 영화는 극장에서 보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는 까닭에, 음악은 옛날 것을 다시 꺼내 듣는 까닭에 그러기도 하지만 책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 데도 넘어간다. - 책도 가끔 전자북이라는 것을 통해서 보기도 한다. 책장 넘기는 맛이 없는 관계로, 책을 보고도 본 것 같지 않아 개운하지 않은 단점이 있지만 소장가치가 없는 유행서적은 이렇게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없다. 책이란 녀석이 아..

개 - 김훈 作 (20060220)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개' - 김훈 作 김훈씨의 소설은 처음 읽었다. 음.. 뭐랄까.. 잘 쓰는 글은 이런게 있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좋은 글은 술술 읽혀야한다. 힘들이지 않고, 어느 단어가 어떤 단어를 수식하는 것인지 고민하지 않아도 명확하게 들어나는 글이 좋다.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잘 모를수록, 불분명할수록 문장은 모호해진다. 사실은 그래서 내가 하는 말은 언제나 모호하다..^^ 그래도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아니까 그게 어디야.. 어찌되었든, 번역서나 빙글빙글 꼬아 놓은 글만 보다가 편안하게 읽혀지는 글을 보니 글쓰기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소설은 버려진 진돗개 '보리'의 이야기.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보리를 통해 인간이, 문명이 얼마나 부자연스러운가 되돌아 보게 한다. 간헐적으로..

열정 - 산도르 마라이 作 (20060208)

열정 - 산도르 마라이 作 작품에 대해 이것저것 쓰려고 했으나.. '열정'과 관련된 김형경님의 멋진 글이 있어서 이것으로 대신.. 역시, 작가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대단히 매혹적인 작품이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매우 궁금해질정도로... 산도르 마라이 소설 '열정'의 콘라드에게 콘라드, 조국을 떠나 41년 동안이나 이국의 열대우림을 떠도는 일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친구를 배신한 죄의식과, 사랑하는 사람을 외면한 비겁함과, 그럼에도 그들에 대한 그리움을 안은 채 유적의 삶을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합니다. 저는 당신이 41년 만에 귀향하는 시점, 즉 소설이 시작되는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당신의 41년을 생각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열대우림의 소나기처럼 수시로 당신을 적셨을 고독감..

끝에서 두번째 여자친구 - 왕원화 作 (20060119)

끝에서 두번째 여자친구 - 왕원화 作 처음에는 제목, 그 다음엔 왕가위, 그 다음엔 대만... 이런 순서로 관심을 갖게됐다. 역시 제목을 잘 지어야한다. ^^ 대만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 아니, 앞서 말했던 지니도 대만 작가다. 그림책이긴 하지만.. - 덕분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생겼는데, 끝에서 두번째 여자친구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를 보러가는 장면이 나온다. 아마 영화로도 만들어진 모양이다. 왕가위가 왕원화의 다른 작품을 시나리오 작업하고 있다는, 소스를 알수없는 말이 있다. 어찌되었든, 첫 느낌은 아~~ 괜히 보기 시작했나보다.. 였다. 물론 다른 책들에 비해 조금 가볍고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 한마디로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 쪽으로 가는 남자 - 지미 作 (20060118)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 지미 作 이 책을 본지는 꽤 되는 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올린다. 소설은 아니고 그림책이라고 하는 편이 맞다. 음.. 얼굴 빨개지는 아이.. 뭐.. 그런 류의.. 누군가의 소개로 - 사실 작가소개에 나와있는 첫 단어가 나를 이끌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는 없다. - 알게 된 책이다. 찬찬히 읽어도 약 20분이면 충분할 책인데, 묘한 매력이 있어서 가끔 열어본다. 약속에 나가기 전에 조금 일찍 준비가 끝나 시간이 남을 때, 하지만 무슨 일을 시작하기는 조금 부족한 시간일때... 이런 순간이면 가만히 펴서 다시 드려다 본다. 이번에는 거리를 걷는 사람들 얼굴도 찬찬히 보기로 한다. 이번엔 각 페이지마다 부는 바람의 방향에 신경써서 보기로 한다. 이번엔 여자를 중심으..

낙하하는 저녁 - 에쿠니 가오리 作 (20060118)

낙하하는 저녁 - 에쿠니 가오리 作 한 남자와 인생을 공유할 때의, 흔해빠진 일상에서 길어 올리는 행복, 믿지 못할 기적 같은 순간의 축적. 예를 들면 겨울 아침, 다케오 옆에서 당연한 일이듯 눈을 뜨는 것. 차가운 발을, 건장하고 따스한 생명력에 넘치는 다케오의 발에 휘감을 때의 안심감. 뿌연 유리창.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몇 분. 예를 들면 역에서 거는 전화.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다케오의 목소리. 드러누워 열심히 추리 소설을 일고 있던 나는, 그 순간, 모든 것을 떠울린다. 만남에서 그때까지의 모든 것을. 예를 들면 일요일 낮의 섹스. 신나게 늦잠을 자고 깼다가 몇 번이나 권태로운 섹스를 하고 그대로 잠들어버린다. 다시 눈을 뜨면 저녁이고, 둘 다 배가 고파 어쩔 줄 모른다. 그래서 동네 메밀국수 ..

우리는 사랑일까 - 알랭 드 보통 作 (20051227)

우리는 사랑일까 (The Romentic Movement) - 알랭 드 보통 作 이전에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On Love)라는 책으로 이야기 했던 알랭 드 보통의 다른 소설이다. 전작과 그리 다르지 않은 특징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지만, 전작보다는 좀더 소설적이라고 해야할 듯...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서사나 묘사는 거의 없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쳅터별로 벌어지는 시트콤같기도 하고.. 띄엄띄엄 읽더라도, 뒤에서부터 읽더라도, 중간만 읽더라도 전혀 상관이 없을 소설이다. 철학을 전공하고, 가르치는 작가의 가방끈이 참 길다는 생각이 간혹 머리를 지나가게 만드는 것은 여전하다. 실제로 철학을 전공하는(전공한) 사람들이 다 저렇게 복잡하게 생각하며 연애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름대로 일반독자에게도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