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적 킬러의 고백

새삼..

에메랄드파도 2009. 7. 12. 20:49
살아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들이 있다. 
그것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오는 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세상을 사는 동안 꽤나 자주 접하게 되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 


올해 초부터 많은 산악인들이 흥미롭게 또는, 경외롭게 바라보던 것이 하나 있었다. 이건 비단 우리나라만은 아니었을 거다. 

8,000M급 고봉 14좌를 완주한 사람들이 지금까지 많지 않지만 그중에 여자 산악인은 한명도 없었다. 
올해나 내년정도 14좌를 완등하는 세계 최초의 여자 산악인이 나올 것 같았는데, 그 후보중에 2명이나(총 3~4명정도) 우리나라 여자 산악인이었다. 

그래서 그 두명의 경쟁을 흥미롭게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실 그걸 흥미롭게 보는 사람들은 기사쓰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안주꺼리를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거 누가 더 먼저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었다. 산이라는 건 오르고 싶다고 해서 항상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성공이란 것이 기준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노력한다고 무조건 되는 것이 아니란 점에서는 비슷하다. - 푸하~~ 무슨 도닦는 소리를 하고 있어. 1등만 기억한다고 다들 발버둥치며 사는데.. 에고~~ 

철녀라고 불리던 고미영씨가 하산 길에 실종됐다고 한다. 며칠 전 또 8,000급 봉우리를 등정에 성공했다는 뉴스를 보며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어이없고 허망할때가 있나...
올해에만 이미 3개를 올랐고 이번 산행까지 4개째 8,000급 봉우리 등정이었다. 사실 일정을 보면 이게 사람이 가능한가 싶을 정도였으니 철녀라고 불리는 것도 당연한 것이었다. - 보통 겨울 산행은 위험이 커서 피하기 때문에 봄에서 가을 사이에 산행을 한다. 그래서 5월부터 시작해서 3개월이 되지 않는 기간동안 4개였으니 이건 뭐...

급한 일정이 사고를 부른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것만은 아닐거다. 세상 모든 일이 그런거 아니겠나.. 잘 되면 대단한거고 실패하면 무모했다고.. 남 말하기는 쉽지..
물론 아직 실종인 것이니.. 진심으로 기적같은 소식을 기원한다. 진심으로..


고미영씨의 소식이 허망하긴 하지만 새삼 세상에 살아있음을 깨닫게 하는 순간이 됐다. 
그래도 산이 좋아 산으로 간 사람은 행복하지 않을까... 남겨진 사람들의 문제야... 언제나 있는 거니까..
자신이 가장 원하던 장소를 마지막으로 갖는 것도 보통의 위인들은 어려운 일이다. 안락한 병실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최고의 장소.. 풋~~ 참, 사람들 사는 꼴이란게.. 결국 그저그런 병실에서 링거나 맞다 갈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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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미영씨 소식을 보니 조난 위치를 확인했다고 한다. 빨리 조난 위치로 접근을 해야할텐데.. 날씨가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 부디 조금 더 힘을 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