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책 9

오스카와 장미할머니 -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作

언제 적어 놓은 메모였는지 모르겠지만,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라는 작가가 메모되어 있었다. 아마도 영화나 연극... 또는 또다른 어떤 소설.. 등 관련이 있는 작품을 보고 확인해봐야 할 작가로 체크해놨던 것 같다. 어찌되었든, 그 메모는 결과적으로 매우 유용한 메모가 됐다. 매우 짧은 소설. (프랑스와 우리나라에서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지기도 했다.) 동화같은 짧은 소설이지만 만만치 않은 울림이 있다. 몇몇 장면에서는 삶에 대해 진지하게 돌아보게 만들기도 하고, 길다면 긴 한 사람의 인생을 시한부 주인공을 통해 며칠에 축약해서 보여준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소설이 아니니 잠시 시간을 내어 볼만하다. 들인 시간에 비해 남는 것은 많은 소설이다. 매우 이쁘고 사려 깊은 소설. 영계(靈界) 사이클, 영계 ..

환상의 책 2010.09.01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박민규 作

박민규 작가와 내가 만난 첫번째 작품. 일전에 지나가는 길에 그를 만난 적이 있었다. 친구를 기다리는 길이었지. 언제나 그렇듯, 우리의 약속 장소는 서점이었고... 조금 일찍 약속 장소에 나간 나는 이런 저런 흥미로운 제목의 책을 펼쳐보기를 반복하고 있었는데... 그때 나의 눈을 사로 잡는 제목이 있었다. '지구영웅전설'... 다른 이유는 하나도 없이 그냥 제목만으로 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하던.. 그.러.나. 그게 그와 나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몇장을 보는 동안 도대체 공감할 수 없던 내용들, 문체.. 특히나 그 당시는 -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지만 - 지나치게 가벼운 말투의 소설은 좋아하지 않았다.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내는 혹은 그것이 스스로의 개성을 들어내는 것이라고 느끼는 치기 어린 아..

환상의 책 2009.10.14

잘 있나요? 내 첫사랑들... - 이종국 지음

그냥 재미나고 좀 다른 여행기.. 를 기대했다. 하. 지. 만... 여행기라고 볼 수 는 없는 책이다. 오히려 제목처럼 사랑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야할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왜 처음부터 이걸 여행기라고 오해하며 책을 샀을까 싶다. 저 표지 사진때문에? 흠.. 그것만은 아닐텐데.. 그렇지만 여행기던 그렇지 않던 그건 그다지 중요한게 아니다. 어찌보면 참 별볼일 없는 그저 그런 이야기들인데, 어떻게 사는게 좋은 걸까.. 내지는 자~~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라고 말을 거는 느낌이다. 표지의 말처럼 순결한 사람들의 순수한 삶에 대한 책. 이런 책.. 이런 사람들을 보게 되면 아직 사람에게도 희망이 있나... 하는 쓸떼없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풋...

환상의 책 2009.10.07

야구교과서 - 잭 햄플 著

요즘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이 전체적으로 모두 부진하긴 한데... 특히 책이나 음악과 관련 부분이 심하다. 보거나 듣는 것이 준 것은 아닌데.. 아무튼.. 이런 책을 본다고 하면 사람이 이거 미친거 아니야?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런 책들은 재미있다. 생각하지 못했던 깨달음 같은 것이 있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만 이번에는 아니다. 사실 이유는 내가 알고 있다. 내가 야구와 관련된 책을 본게 처음이 아니라서 그렇다. 그 동안 야구 룰이 바뀐 것도 아닌데, 이걸 다시 본다고 뭐 새로울게 있겠나.. 하지만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봐도 좋을 책이다. 아무리 룰을 잘 안다고 생각해도, 책을 본적이 없다면 꼭 한번 보길 권한다. 이 책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어떤 책이든 야구룰과..

환상의 책 2009.10.06

I Love Coffee and Cafe - 이동진 著

'커피 프린스'이후로 바리스타나 커피숍에 대한 사람들의 호감은 평균이상인 듯하다. 이 책은 '커피프린스'의 은찬 스승으로 알려진 이동진씨가 쓴 책이다. 내가 생각했던 종류의 책은 아니지만 커피에 대한 입문서로는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생각보다 구체적으로 나와있던 레시피는 나름의 커피를 만들어보려는 사람들에겐 꽤 괜찮은 길잡이도 될 것 같다. 에스프레소 베이스의 커피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은 편인데, 이번 기회에 드롭식 커페에 대해서도 좀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그쪽도 나름 매력이 있어 보인단 말이지.. 어찌되었든 영감을 자극하는 데는 그런대로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환상의 책 2009.08.03

도착하지 않은 삶 - 최영미 作

아마 내가 자주 들춰보는 생존해있는 유일한 시인이 아닐까.. 싶다. 특별히 이유가 있기 때문은 아니겠지. 단지 그냥 지리멸렬한 인생에 대한 시선이 비슷하다고 해야할까.. 그런 분위기때문에.. 서른, 잔치는 끝나다.. 에서 꿈의 페달을 밟고.. 로.. 그리고 도착하지 않은 삶.. 까지.. 관통하는 씁쓸 혹은 쓸쓸한 인생에 대한 우울함. 아마도 그 우울함이라는 단어를 빼고는 최영미씨를 설명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그런 이유로 진짜 세상에 지치고 우울할때면 최영미씨의 시는 언제나 위로가 되고 힘을 준다. 매우 역설적이게도... 도착하지 않은 삶.. 아직도 도착하지 못하고 있는 삶..

환상의 책 2009.07.13

사랑의 역사 - 니콜 크라우스 지음

로맨스인지, 미스테리인지 모를 이야기는 마지막에 한 순간에 모든 감정을 몰아넣은 듯 하다. 매우 평범한 단어와 별로 충격적일 것 없는 질문, 답변이었지만... 가슴을 무너지게 하는 한 마디는 평소에 하지 않던, 듣지 못 하던 화려한 말은 결코 아닌 법. 그 오랜 세월 얼마나 가슴 아프게 사랑했는지.. 미련하게도, 고집스럽고 힘들게 자리를 지키며 있었는지.. 그리고 그것을 알아주는, 혹은 이해해주는 한 사람의 포옹은 다른 어떤 말보다 큰 위로가 되는지.. 그 모든 것이 단 몇 줄에 그려져 있다. 어쩌면 세상 사는 것도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결국 단 몇 개의 단어, 단 몇 줄의 문장을 위한 것들이 아닌가.. 그것이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질 수 없다는 것까지도.. '사랑의 역사'라는 소설에 엮인 사람..

환상의 책 2009.06.13

개를 위한 스테이크 - 에프라임 키숀 作

평범한 사람이 소설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더 재미있을까? 평범하지 않은(특이한) 사람이 소설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더 재미있을까? 옛날옛날에 프랑스 대학 입시에 나왔던 문제라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사실 저 문제에 답이 있는 건 아닐거다. 얼마나 논리적으로 설득력있게 자신의 주장을 잘 써내려갔는가... 하는 점이 중요한 문제겠지. 아무튼 나는 저 질문을 처음 들었을때부터 줄곧 평범하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가 더 재미나다고 생각하는 사람중에 하나다. 그런데 '개를 위한 스테이크'는 우리의 사소한 일상이 얼마나 놀라운 이야기거리인가... 하는 것을 보여준다.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순간의 연속임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 거의 내가 졌소~~ 분위기...^^;; 이것이 내가 변했다는 증거일지... 키숀의 능..

환상의 책 2009.05.15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 알랭 드 보통 作

요즘은 다른 카테고리도 그렇지만, 그전부터 유독 부진한 카테고리.. 보는 것까지는 좋은데 기록을 남기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번번이 좋은 문장으로 쓰여진 책을 본 부담감때문은 아닐까... 다른건 내가 사족을 붙여도 될듯한데, 좋은 글에는, 좋은 책에는 약간은 부담을 느끼는 건 아닐까.. 그 동안의 알랭 드 보통처럼 사소한 일을 심각하게 고민 아니 사유한다. 제목으로 인해 꽤 많은 여성 독자의 손을 탔던 이 소설은 그렇게 말랑말랑하지는 않다. 사람에 대한 분석, 삶을 가까이 바라보기.. 전기 작가가 대상 인물을 분석하듯 그렇게 잘게 잘라내 "이거지? 아니야? 그럼 저거?"라고 물어본다. 내가 생각하는 내 삶도 그것을 보는 시점에 따라, 거리에 따라 참 많이 달라지기도 한다.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 하..

환상의 책 2009.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