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적 킬러의 고백

타임캡슐을 개봉하다.

에메랄드파도 2009. 8. 26. 02:00
너무 오랜만에 데스트탑 PC에서 무엇인가 찾아보겠다고 뒤적였다.

사실 뭔가.. 내가 원하는 그런 것이 있을 가능성은 거의 0%라고 봐야할듯하다. 사용하지 않은지 거의 3~4년 됐다고 봐야할테니까..
하지만 오래된 PC는 꼭 타임캡슐 같다.

예상치 못했던 어떤 폴더를 여는 순간.. 나는 한참 지난 과거와 마주선다.
언젠가 어렸을때 마당 한 구석에 소중한 것들을 조심스레 뭍어놓고 먼훗날 열어보겠다고 했던 깡통처럼...

이제는 다시 보기 어려운 사람들과의 사진도 있고...
너무 오래 잊고 지냈던 반가운 얼굴도 있다. 
아직 연락은 하지만 예전 같지않은 친구는 변하기 전, 자주 지어보이던 미소로 여전히 그곳에 서있다.
오래전에 끄적이던 몇몇 문장도 보이고...
한참을 씨름하던 작은 테마들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그 곳에 있다.
그렇게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잊지 않으려 했던, 그래서 글로 남겼던 기억들도 글을 보기 전에는 기억하지 않는다.
그런 기억들과... 불편한 추억들과 잠시 다시 마주섰다.
그래도 가장 가슴이 아픈건 아무리 변하고 변해도 어쩔 수 없이 다시 나..인 내 모습이 아닌가 싶다.
유독 사람이 변한다는 것에 대해 근래에 많이 생각한다. 변하고 싶어서일까, 변하고 있어서일까... 그것도 아니면 변하는 사람들이 자꾸 눈에 보여서일까..

누군 사람이 어떻게 변할 수 있냐고 하고.. 누군 사람은 누구나 변한다고 한다.
누군가가 변하기를 기대하고 기다리는 사람은 그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그가 그렇게 변한다면, 그 사람은 좀더 행복해졌다고 말하게 될까? 아님, 그래도 예전이 좋았어라고 할까?

풋~~ 참... 쓸떼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실은... 누군가가 참 보고 싶어졌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