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畵 (화)

바람의 전설 - 박정우감독 (2004.04.16)

에메랄드파도 2009. 1. 3. 00:46
바람의전설 바람의 전설
 - 상업영화하며 작가로 살아가기..

처음 제작을 한다는 말을 들었을때부터 기다리던 영화였다. 다른 요소들도 있었겠지만, 박정우 작가의 감독데뷰작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고 대충 주어들은 시놉시스도 재미있을듯 하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영화를 보면서 새삼 영화를 한다는것에 대해, 예술을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물론 나는 영화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예술을 하는 사람도 아니다. 단지 감독이 그런것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하고 싶어하는것은 아닐까 하는 막연한..(진짜로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하자면 얼핏보면 제비이야기 혹은, 춤을 통해 새로운 삶 살기.. 새로운 세상찾기...정도이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면 상업영화시스템속에서 작가로 살아가기에 대한 은유인 영화라고 생각된다.

상업영화를 하면서 제비처럼 살아가고 싶은 욕심을 느끼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상업영화를 하지만 그래도 '난 예술가인데..' 하는 꿈을 가지고 살기도 한다. 그리고는 그 사이 - 혹은, 자본을 대준 사람의 뜻과 작품을 만드는 사람사이 - 에서 갈등하며 생활을 하게 될거다.

그래서 때로는 남들이 다 제비라고 해도 '난 예술이야...'하기도 하고, 때로는 스스로 예술가임을 망각하고 제비짓을 자처하고 나서기도 하고...^^
상업예술을 한다는 것은 언제나 이렇게 동전의 양면같은 것은 일의 연속일것이라고 생각된다.

그속에서 감독으로 혹은 시나리오 작가로써 느끼던 갈등을 말하고 싶었던것이 아닐까.. 남들이 '연속 히트로 돈좀 벌었겠다..' 라는 한마디를 인사치례로 달고 다니는것을 들으며 '난 돈때문에 쓴건 아닌데..'하기도 하고..때로는 어떤 필요(?)에 의해서 작업을 떠맡기도 하고..

바람의 전설에서는 이런저런 갈등이 있었지만 '난 나름대로 진심이었다...' 정도로 매듭을 짓고 있다. 더 깊이 이야기하지도, 더 가볍게 이야기하지도 않고.. 딱 그 정도만..

영화는 간간이 매우 박정우다운 재치있는 대사로 웃음을 만들고 그 사이사이 진지한 삶을 끼워넣는다. '난 나름대로 진심이었다..' 하는 후반부는 가슴 한편에서는 응원을, 한편에서는 의심을..하게 한다.
하지만 마지막 춤과 이성재의 진실한듯 흘리는 눈물은 어쩌면 작가로의 삶뿐만 아니라 일상의 삶도 얇은 종이 한장사이의 진실과 거짓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춤을 매개로 한 현실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은유... 제비와 예술...^^
그 사이도 종이 한장사이일려나...

영화를 보고 나니 나도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이든다.
그렇게되면 난 현실의 춤을 추게 될까, 아니면 꿈속의 춤을 추게 될까..
.....
..... 그것조차 알 수 없는 일이다.


P.S. 성석제의 '소설쓰는 인간'이 원작이라고 한다. 원작도 살짝 봐줘야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