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일의 행방불명 - 신재인 감독
비만소년 성장비극이라고 씌여져 있는 것처럼, 영화는 식욕이 죄악시 되는 고아원에서 살아가는 신성일이라는 소년의 이야기이다. (믿거나 말거나 후속편 2편의 제목은 '잊혀진 아이 - 김갑수의 운명'이고.. 3편은 '심은하는 어디에 있는가' 였던 듯.. 웃다가 제목은 까먹었다. 근데 써핑해보니 진짜 2편은 동일한 제목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어째~~ 하하하)
고아원의 상황이 별일 아닌듯 시치미 뚝 때고 고아원의 상황을 보여준다. 마치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이 생각이 기존의 도덕이자 윤리인 듯...
하지만 앞서 말했듯, 식욕을 죄악시하고 식욕에 따라 먹고 싶은 것을 먹는 도시는 이들의 기준에선 피해야할 대상중에 하나.
이 정도로 설명이 가능하다면 영화는 생각보다 싱거웠을 지도 모른다. 혹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상징적이며, 은유적이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하지만 감독은 한걸음 더 나가 버린다.
하지 말라는 것만 찾아서 반드시 해보는 사람들이 있듯, 고아원 원장의 의견에 반하는 생각을 가진 아이들이 하나둘 생긴다. 하지만 그들 역시 무엇이 옳은지는 전혀 모르는 상태.
영화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들은 계속 갈등한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의견이 확고한 인물은 없다. 원장은 이미 그렇게 흘러가는 세상을 따라 부유할 나이인걸 생각하면 논외로 하고 말이다.
이런 이유로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들도 꾸준히 헷갈린다. ^^ (나만 헷갈렸는 지도..)
모든 가치기준은 사라지고 대체 뭐가 맞는거야.. 라는 생각이 들때쯤 영화는 끝난다.
애당초 감정이입할 대상을 찾거나 하는 짓은 절대 하지 말 것! 그렇게 하다가는 영화 끝나기 전에 미치거나, 자리를 박차고 나가야 할지 모른다.
그래서 영화는 초반에는 식욕을 죄악시하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그 입장이 대략 이해될 즈음 근데 말이지.. 그게 죄야? 하며 안면을 바꾸고 다른 이야기를 한다.
낯선 언어를 사용해서 보는 사람들에 따라서는 힘들게 느낄 영화이다.
데이비드 린치의 '이레이저 헤드'를 재미나게 봤으면 한번 도전해 볼만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상징과 은유가 많게 느껴져서 나름 재미났다. 오랜만에 머리도 열라게 굴리면서...^^
몇몇 장면은 엽기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선명하게 각인된 이미지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참, 신성일과는 관계 없다. 2탄도 김갑수의 운명이라지 않나.. 그것도 김갑수와는 관계 없을게 분명하다. 은하도 2탄에 나온다는데, 이 역시 심은하와는 관계없을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