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畵 (화)

천년학 - 임권택 감독 (2007.05.05)

에메랄드파도 2009. 1. 3. 23:26

 
천년학 - 임권택 감독

진짜 오랜만에 극장에 갔다. 아마 거의 일년만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시사회나 초대권이 아니고 돈을 내고 간 걸로 치면 한 2년만 일지도 모르겠다.
거의 영화를 끊고 살았다는 말이 더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닌데... 그렇게됐다. - 뭐, 이런 이야기를 하면 결론은 뻔하니까..

임권택 감독의 영화라 아무래도 극장에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만큼의 영화였다. 하지만 몇몇 장면은 조금 갸웃하게 하던데.. 아마도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찬찬히 봐야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임감독님의 영화는 종종 그런게 있다. 그냥 심심하게 진행되는 듯 싶은데 뭔가 눈 여겨봐야만 알만한 퀴즈같은 게 숨어있는 경우가 있다. 봉준호나 박찬욱과 다른게 그런게 아닌가 싶다. - 이거.. 여기 잘 봐야해... 하며 뭘 보여준다고 하면 임감독은 스리슬쩍 지나간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아까 못 봤지? ㅋㅋㅋ

이청준 작가의 작품스러운 이야기. 너무 이청준 작가스러운 것이 아쉬울정도... 하지만 이들 이후에 누가 또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싶다.

조금 아쉬운건 서편제때에 이어 판소리에 자막이 깔린다는 점.
물론 젊은이들을 위한 배려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자막이 영화를 방해한다. 그리고 판소리 가사를 알아듣기 어려운 것은 그것이 판소리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단어나 사투리 때문이다. 그래서 자막이 있어도 알아듣지 못하는 부분은 알아들을 수 없다. 나만 그런가? ^^ 

가슴안에 있는 정열을 조용히 흔드는 영화다.
삶에 대한 잊었던 욕망(?)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이제는 내가 나이를 먹었음을 깨닫게 하는 영화다..^^


참, 대단한 세분이다. 백발이 성성한 세분이서 모니터를 바라보며 작품에 대한 열정을 쏟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저 나이정도 되면 대부분 쉬고 싶어하는데 말이다. 아직 열정이 남아 있다는 것이...

진심으로 존경스러운 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