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畵 (화)

원스 once - 존 카니 감독 (2007.10.10)

에메랄드파도 2009. 1. 3. 23:31

 
원스 ONCE - 존 카니 감독

아.. 오늘 보니 포스터에 주인공들은 기타 넥 위를 걷고 있었구나.. 요즘엔 너무 무심하게 넘어가는 것들이 많은 듯하다. 

음악으로 기억될 사랑의 순간이라는 카피만큼이나, 음악으로 구성이 된 영화다.
끝없이 이어지는 뮤직비디오라고 해야할까..

두 배우는 진짜 가수들이라고 한다.

남자배우는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이고, 여자 배우는 체코.
사실 어디 출신인가만 봐도 심상치 않다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한... (지나친 선입견일지도 모르겠지만...)

대사도 많지 않고, 스토리도 단순하지만 음악이 모든걸 다 채워준다.
오히려 감성은 더욱 풍부한 느낌이 든다.
그녀의 아픈 마음도 더 정확히 알겠고.. 그의 그리움도 깊이 이해할 수 있겠고..

영화를 보러가기전에 체코어로 '난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어떻게 하는 지 알고 가면 훨씬 좋을 영화. 감정적으로 좀더 애잔한 느낌이 듣다고 할까.. - 어렸을 때 이 나라, 저 나라 말로 '사랑합니다'를 외우던 보람을 이런 순간에.. 풋~ 덴장이야..
여주인공이 참... 인상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찍을때 19살이었단다. 물론 지금도 20살일테지...^^
체코여자와 결혼을 해서 결국 체코로 이민가는 친구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체코 여자친구 소개 시켜줄테니 함께 가자고 하던데... 진짜 체코나 갈까..


밤새워 누군가와, 혹은 어떤 사람들과 작업을 하고 아침을 맞이할 때의 뿌듯함. 알 수 없는 행복감.
아무리 '혼자가 좋아'라고 입 아프게 이야기 하면서도, 가끔 그런 순간이 그리운 것을 보면 떼지어 다니는, 일하는 것에 대한 원초적인 즐거움 같은 것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 인간만큼 혼자서, 혼자의 힘만으로 살수없는 동물도 없지 싶다. 굳이 사회적인 동물이 어쩌고 저쩌고 할것도 없이 말이다.

아, 말을 하다보니 그런 일이 하고 싶다. 밤새워 이 사람, 저 사람 모여 프로젝트 하나 처리하고 녹초가 된 몸으로 터덜터덜 걸었으면 좋겠다. 회사를 다니기 시작한 이후로는 한번도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내가 하는 일이라는 것이 여러 사람이 같이 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같이 하더라도 위에서 이야기하듯 팀웍이 중요한 일이 아니라서 저런 느낌을 받기는 어렵다. 오히려 같이 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더하고 곱하고.. 하는 그런 일이지.

골통같은 녀석이 말썽도 피고, 그것때문에 속도 좀 상하기도 하고, 늦은 밤에 사소한 다툼도 있고.. 그런 게 있어야 재미난데..^^ 이런 것으로는 무엇인가 실험을 하거나, 무엇인가 만들거나(만드는 것이 기술적인 것이든, 예술적인 것이든..) 하는 것이 진짜 좋다.

갑자기 뭔말이냐고? 영화에서 밤새워 음악 녹음을 하는 주인공들이.. 녹음이 끝난 이른 아침, 드라이브 테스트를 하던 멤버들의 행복한 표정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그런 행복함을 느껴본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없어서.. 이제는 그런 행복감도 잊은 지 오래되는 것 같아서.. - 이제는 술을 마셔도 아침까지 마시지는 않으니까..ㅋㅋ 이게 아닌데..^^ 이런 건 안하는게 좋은거잖아...

아직은 아니라고 하는데... 나는 좀 다르다고 하는데... 역시 나이를 먹기는 먹나보다.
Once... 제목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많이 하게 하네... Once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