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 해피투게더 (春光乍洩) - 왕가위 감독
왕가위감독의 영화중에서 가장 다시 보고 싶던 영화였다. 극장에서 필름을 통해 봤음에도 불구하고, 내 기억속에서는 알 수 없는 미련같은 것이 남아있던 영화다. 그것은 무엇때문이었을까...
아휘(양조위)와 보영(장국영)이 서로 가지고 있던 미련에 전염되었던 것일까..

그런 면에서 보면 아휘와 보영이 각자 서로가 없는 곳에서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것도 사랑이란 것의 본질이 변한 것은 아닌 셈이다. 단지 그림이 평이하지 않다는 것뿐...
그래서 마지막 아휘의 대사가 더욱 마음에 남는다.

DVD를 구하려고 그렇게 노력을 했음에도 출시조차되지 않았는지 찾을 수 없었던 영화. 그래서 극장에 다시 걸린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예매를 해버렸다는... 영화를 일주일도 전에 예매를 하는 경우는 진짜 없는 데 말이지. 무슨 영화제도 아닌데...
아휘의 마지막대사.
'그를 다시 보게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보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언제든 보게된다고...' - 언젠가는 만나게 될거야.가 아니라 장소가 어디든, 언제든 볼수있다는 것.
아휘가 보영없이 홀로 찾아간 아과수폭포에서도 보영이 옆에 있듯 그를 생각했던 것처럼, 보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장소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Together이긴 한데.. 그래서 Happy하기도 한데.. 좀 서글프다. 좀 쓸쓸하다. 그래서 간간이 해피투게더가 무지하게 보고 싶은 때가 있나보다.
갑자기 '봄여름가을겨울'의 노래가 생각난다. '혼자라고 느낄때'라는 노래였는데...(노래 제목은 검색해서 찾았음. 요즘 내가 이런걸 기억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이라고 봐야지. 그리 기억하고 싶지도 않고..)
가사 중에 '혼자있는 시간이란 그대와 함께 있는 것'이라는 부분이 있다. 아휘의 생각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 보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언제든 보게된다는 것, 혼자있는 시간에는 그대를 불러와 이야기를 한다는 것.
예전에 이 노래가사가 이해가 안 된다고 해서 누군가에게 설명을 해준적이 있었는 데, 첫 마디가 무섭다(?)였다. 혼자있는 시간이 어떻게 그대와 함께 있는 것이냐며... 정신병이 있는 듯하다며... 쩝.. 그 친구, 밥은 먹고

해피투게더를 다시 보면서 잊고 있었던 기억이 하나 되살아났다.
세상의 끝이라는 '우슈아'. 그 곳에 있다는 등대.
그곳에 가겠다고 했던 것.
그곳에는 모든 슬픔을 묻을 수 있단다. 아휘의 슬픔도 창(장첸)이 가져가서 묻어주겠다고 했다.
'여기에 너의 슬픔을 녹음해. 세상 끝에 묻어줄께... - 녹음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상소리만 들린다. 우는 건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건 함께 있는 것과 마찬가지야..'
보고 싶으면 언제든 볼수있고, 같은 생각을 한다면 함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 혼자이어도 Together인 삶. 그래서 행복할 수 있는 삶. - 이쯤이면 된거 잖아.. 그래서 행복하면.. 너무 욕심내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