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畵 (화)

잠수종과 나비 - 줄리앙 슈나벨 감독 (2008.04.02)

에메랄드파도 2009. 1. 3. 23:44

 
잠수종과 나비 The Diving Bell & The Butterfly - 줄리앙 슈나벨 감독

'엘르' 편집장이던 보비.. 갑작스런(?) - 무슨 일이던 그렇게 오는 법.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 감금증후군으로 온몸이 마비된다. 오직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왼쪽 눈.
사람이 머리가 살아있다면 눈 하나로 할 수 있는 얼마나 많은 지 새삼 깨닫게 된다. 허나, 머리가 살아있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라면 이런 삶을 산다는 건 불가능이라고 봐야겠다. - 그런데 의료보험도 민영화를 하겠다고 하니... 현재로도 불가능이니... 상관없지 않냐고 하면 할말 없고... 아.. 짜증나네. 왜 이걸 쓰다가도 이런 생각을 해야하는거야.. 별 미친 것들과 같이 살다보니...

누군가 진짜 희망은 절망 저 끝에.. 절망의 바닥에 있다고 했다. 그 절박함으로 간절히 무엇인가를 희망해보지 않았던 사람은 희망이란게 어떤 건지 정확히 모른다고...
보비는 누구나 이제 끝이라는 곳에서 자유롭게 비상하기 시작한다. 마치 나비처럼 가볍게...
기억, 상상이라는 두 가지를 가지고.

소설이라고 생각하면 참, 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화라는 것에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세상을 산다는 거, 원래 그런건데 말이지. 매번 무엇때문에 그렇게 고집부리고, 화내고 싸우면서 살았는지 모르겠다. 그런 순간에도 아까운 시간은 흐르고 흐르는데... 다시 올수없는 시간이 계속 흘러가는데...
사람들은 대부분 제 정신일때는 이렇게 생각하다가 땡~ 총소리가 나면 정신 못 차리고 달리기 시작한다. 결승선이 어딘지는 모르면서... 뛰기 좋게 만들어 딴 생각하지 못하도록 해놓은 트랙을 따라서 무작정 뛰어간다. 그런데 말이지, 정작 그 트랙을 만든 사람들은 그 트랙위를 달리지 않는단 말이지. - 아.. 이거 왜 자꾸 이야기가 이런 쪽으로 흘러가나.. 정치, 사회면을 끊어야지.. 풋~

보비와 아버지의 묘한 대화.
부모와 자식의 대화는 비슷한 공통점들이 있다. 특히 나이를 먹을수록... 
말을 길게 하지 않는다. - 현명한거지.. 부모와 대화가 잘 되면 그것도 이상한거다.
그래도 다 알아듣는다. - 말하는 것보다 더 많이 이해하는 듯.. 하지만 오해하는 거지. 각자의 기준으로 이해하는 것뿐.. 과거의 기억으로 짐작하는 것뿐.. 
이렇더라도 대화만 하면 그나마 나은거지.^^ 

줄리앙 슈나벨 감독, 바스키아를 극장에서 놓치고 참 아쉬워했었는데.. 오래 돌아서 만났다.
역시나 기대했던 대로..
영화가 드라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영화는 이미지임을 굳게 지켜주는... 영화는 이미지임을 실현해주는... 이런게 진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