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燕 (연)

남.자.충.동. (20040319)

에메랄드파도 2009. 1. 4. 21:13
남자충동 남자충동

이미지가 강한 공연을 연이어 본 이후라 그런지 정통 연극에 가까운 공연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선택한것이 남.자.충.동. -어쩌면 '에쿠우스'를 보지 않은 것에 대한 반발이었을지도...-

내가 연극을 보러가거나 영화를 보러갈때 대부분이 그렇지만 별 사전지식없이 일단 본다...^^ 어쩌면 이게 가장 정확하게 감상할수있는 방법일지도 모르기때문에...

아무튼 남자충동을 보러갔다.

남자충동을 보러가면서 가장 궁금한것은 안석환이었다. 연극무대에서 안석환을 본적이 없었던 나로써는 텔레비젼 혹은, 영화에서 보았던 안석환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왜? 무엇때문에... 안석환을 사람들이 논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이라면 건방진 말일까...ㅎㅎ

연극이 시작되고 한참을 별 느낌 없이 보고 있었다. -아마도 '그래...너의 연기를 한번 보여줘봐~~' 하고 있었을지도...- 공연이 결말을 향해갈수록 조금씩 '인정...인정...오호~~'의 분위기.. 대단하다...하며 나왔다. 역시 공연의 매력은 뭐니 뭐니해도 균형잡히고 잘 훈련된 배우의 움직임. 그 육체의 완벽한 울림. 그것으로 느껴지는 경외로움(?)-너무 심한가..-이다. 새삼 오랜시간동안 집중력을 잃지 않고 연기에 몰입하는 배우들에게 감탄... -비단 안석환뿐만 아니라..-

남자충동은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남성성. 가부장적인 사회 그 속에서 일어나는 보이는, 보이지않는 폭력. 등등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마도 나에게는 그리 어색하지 않은 모티브-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남성우월적인 폭력 사회(푸하하)에서 벗어나자고 심심치않게 말하곤했다.-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마음은 편치 않은 상태에서 줄곧 공연을 보고 배우와 간담회가 있다고 하였음에도 뒤돌아 나와버렸다. 

남자충동은 초연 7년만의 공연이라고 한다. 7년 전에도, 지금도 남자충동에서 말하고자하던 사회의 폭력성은 여전하다. 오히려 내가 대학을 다니고, 군대를 가고 했던 시절보다 더욱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사회에 대해 뼈 저리게 생각한다. 어찌보면 당연한일이다. 그때 내가 사회를 알면 얼마나 알것이며 경험을 했으면 또 얼마나했겠는가....

우리 사회의 폭력성-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가부장적인 질서-은 여전하며 오히려 발전해나가고 있는 듯하기도 하다. 누군가에게 강제하고 강제당하고, 다양한 의견을 인정해주지 못하며, 상대의 의견을 누르는 것만이 살길이며...^^ -블로그에서도 이런 글 읽고 하면 짜증나겠다..그만해야지..-

가위손어찌되었건 꽤 마음을 무겁고 불편하게 만드는 하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대안이 있을수도 없는...-여성성..그것을 대안이라고 하기엔 너무 심심하지.. 단순하지.. - 처음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아주 오랜...아주 아주...오랜 시간이 흘러서...가위손의 에드우드가 다시 사람들 머리를 잘라줄 수 있게 되면 모를까..-돌아오는 길에 가위손의 에드우드가 겹쳐져 생각났다.. 장정은 폭력속에 휩쓸려 자신의 폭력도 정당하다고 믿는 쪽이었다면, 에드우드는 폭력에 밀려나긴했으나 결코 그 안에 함몰되지는 않았던 쪽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