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꿈 ( A Midsummer Night's Dream )
- 극단 여행자 / 연출 양정웅 -
이 공연을 본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보통 좋은 연극이라던가 영화를 보게 되면 바로 바로 mm에 작업(?)을 하곤 하지만 이번 연극은 그렇지 않았다.
음.. 뭐랄까~~ 괜한 잡설을 늘어놓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때문이라면 너무 연극을 치켜세우는 듯하고.. 그렇다고 많은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라면 그것도 딱 맞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되고.. ㅎㅎㅎ
야외극장이 주는 낭만적인 분위기.. 그리고 한여름밤의 꿈... 내가 처음 한여름밤의 꿈을 본것도 노천극장에서였다. 그때 역시 연극의 분위기와 야외공연장이 주는 묘한 매력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번 공연도 매력적이었다. 더구나 극단 여행자의 공연이라면..
극단 여행자는 일전에 환이라는 제목으로 멕베드를 각색하여 공연하였던 극단이다. 환에 대한 느낌을 적을때 과도한 이미지로 인한 아쉬움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한여름밤의 꿈을 공연한다는 말에 주저없이 "이거다" 싶었다. 한여름밤의 꿈과 같은 이야기를 이미지로 푼다면 멕베드보다 햄릿보다 훨씬 좋을 것이라고.. 거기에 야외극장이라면 더할나위 없지 않겠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그러나 그 기대보다 큰 결과라면.. 내 기대가 부족한건가? 좀더 기대를 해줬어야 하는 걸까~~ 후후후 그래도 실망을 하기 위해 공연을 보는것은 아니니 좋은게 좋은거 아니겠는가~~
공연을 보기 위해 줄을 서있다가 뒤에서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 사실은 경청했을지도 모른다. 나 혼자서 줄서있었거든.. ㅜ.ㅜ;;; 다 쌍으로 왔던데.. - EBS에서 여행자의 한여름밤의 꿈 상영해준거 봤다고.. - 연극을 비디오나 TV로 보면 재미없는 정도가 아닌데.. 그런걸 끝까지 본듯한 뒤줄 사람에게 경의를 표하며.. - 그러며 EBS에선가..그걸 녹화해서 보여준 교수인가 하는 사람이 말하길.. 이미지 중심으로 새롭게 재구성하다보니 남은건 로맨스뿐이더라... 라고 했다고..
보고난 소감은? 진짜 로맨스뿐이던가? ㅎㅎㅎ
로맨스만은 아니더라.. 가 결론..
환에서 약간 눈에 거슬리던 의상도.. 대사도.. 무대도.. - LG아트에서의 공연이라 과도한 의욕때문은 아니였을까 하는 어설픈 추측..ㅋㅋ - 이번엔 없다. 그 동안 여러차례의 공연으로 다듬어진 이유때문일지도 모르겠으나 어찌되었든..
야외공연이라 조명이나 무대의 구성에 한계가 있어 환에서와 같은 이미지는 어렵겠군. 이라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풍부한 이미지와 뛰어난 무대 구성. 그리고 연기자들.. - 항상 말하지만 잘 훈련된 배우는 공연을 보는 가장 큰 즐거움이다.
세익스피어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실망스러울지 모르나 연극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각별한 추억이 될듯하다.
연인의 옷자락을 느긋이 잡아채는 장면에서는 감탄하지 않기 어려웠다. 한복에서 원래 이렇게 우아한 실루엣이 나오던가~~ - 계량한복이라고? 뭐.. 그럼 할말없고~~^^ - 정확하게 옆사진은 아님.. 저건 이전 공연때의 장면..
야외무대라 더 그런 느낌이 들었을지 모르나 일종의 마당놀이같은 기분.. 관객따로 없고 연기자 따로 없다.. 같이 놀자는 분위기.. 유희의 인간 임을 새삼 깨닫고.. 입장시 팔던 동동주와 부추전을 못 사들고 들어간것이 못내 아쉽던.. - 전에 환 볼때는 배우들이 객석으로 와서 친절히 따라 주더만.. 이번엔 사먹으라네..^^ 어찌 되었든 술의 창조력을 믿는 듯한 극단분위기 넘 좋아~~흐흐
같은 연극이 주는 두가지..혹은 여러가지 생각..
난 이미지를 보며 음악을 들으며 즐거워하고 나와 함께 본 사람은 Wordplay 듣고 재밌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만담 - 푸하하 -에 능한 모양이다.
다른 사람들은 또 뭐라고 할까 궁금해서 연극을 볼 수 있도록 말했으나 모두 연극보는데는 실패했다.. 비가 와서...ㅋㅋㅋ 이렇게 되어 당분간 야외무대에서 보는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밤의 꿈은 몇몇사람에게만 꿈처럼 기억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