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燕 (연)

매튜본의 호두까기 인형! (20040524)

에메랄드파도 2009. 1. 4. 21:23
nutcracker 
매튜본의 호두까기 인형!

공연시작되기 전의 설레임.. 그리고 첫 배우가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
이 두가지가 내가 공연을 통해서 가장 즐기는 감정, 시간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공연내용이 엉망이어도 좋다는건 아니지만..^^

이번 공연은 설레임보다는 불안함이 조금은 있는 공연이었다. 과연 내가 즐겁게 볼수있을까에 대한 불안함.. - 이것도 어떻게 보면 설레임일지도 모르겠지만..ㅎㅎㅎ - 하지만 첫 무용수가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에 불안감은 나가라고 기대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기대가 실제로 확인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처음에 이거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 낯설던 공연은 -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라 이게 뮤지컬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발레도 아닌것이.. 그냥 선정적인 쇼인가.. 싶기도 하고.. - 우리의 주인공 호두까기가 등장하면서부터 더이상 다른 생각은 무의미하다는 아니 다른 생각을 할수없게 만들었다. 그저 내가 하는 데로 따라오기만 하면 돼~~라고 말하는듯...

얼어붙은호수나라처음 고아원 장면에서 조금 산만하던 분위기는 1막 중반을 넘어가면서 너무 매혹적인 이미지로 변하고, 그 안에서 무용수들의 아름다운 움직임들이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경험이라고 하기에 충분한 감동을 전해준다. '얼어붙은 호수나라' 라고 이름 붙여진 부분의 아이스스케이팅을 하는듯한 무용수들의 춤은 정통 발레의 그것보다 설득력있지 않았을까 싶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에 경의를 표하며, 그래도 음악의 생명력이 다른 예술의 생명력보다 길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다른 장르의 예술은 시대에 따라 다른 식으로 표현되고 각색되어지곤 하지만, 음악은 비교적 원형 그대로의 모습으로, 몇 백년전 사람들이 들었던 소리를 우리가 듣고 그 음악을 새롭게 느끼고 감동받으니 말이다.

미디나 샘플 음악이 아닌 진짜 사람이 연주한 음악이 얼마나 귀를 편하게 하는가 새삼 느꼈다. 또 그동안 얼마나 각박한 음들을 들으며 지냈나 하는 생각을...

2막 사탕나라2막 사탕나라













한편으로 공연에서 비쥬얼, 무대장치 및 효과의 비중이 점점 커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공연 역시 무대장치로 인해 극의 감동이 배가 됐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나저나 매튜본이 내년에 팀버튼의 가위손을 무대에 올리겠다며 준비하고 있다는데 너무너무 기대된다. 이거 런던에 가서라도 봐야하는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