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영화를 보러갔다

박쥐 - 박찬욱감독

에메랄드파도 2009. 6. 3. 14:00

메인 포스터는 아닌데, 이 포스터도 나쁘지 않네..

박찬욱 감독이 박쥐를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참 많이 기대했던 작품이다.

일단은 신부가 뱀파이어가 된다는 시놉시스가 주는 매력때문이었고, 김옥빈양이 배우가 될 것인가 하는 점이 두번째 이유였다. - 김옥빈이 나오는 영화는 거의 대부분 극장에서 봤다. 사실 이쯤 되면 김옥빈양의 티켓파워에 1장은 확실하게 넣어줘야하는 건 아닐지..^^ 개인적으로 언제나 아쉬움이 남아서.. 아~ 이거 참 아깝네.. 이런 게 남아서..

뒤의 이유부터 말을 하자면, 이번에도 역시나 조금 아쉽네.. 였다. 박찬욱도 안되는 건 안되나 싶기도 하고.. 무엇인가 알수없는 어색함이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흠.. 예전부터 목소리가 아닐까 싶었는데 - 허스키한 목소리 자체가 문제일수는 없는데, 간혹 그 소리가 고르지 않은 건 약간 거북한 느낌이 든다. - 그래도 이제는 어느정도 배우의 분위기가 난다. 아니, 배우가 되려는 의지가 있어보인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그렇게 보인다.
그래서 여전히 다음 작품이 기대하는 거다.
다음 작품에서도 김옥빈의 티켓파워는 계속 된다~~~ ^^ 겨우 한장이지만...

시놉이 주는 매력은 역시나 였다.
어떤 영화적 관습을 피하거나, 정형화된 스타일을 피하려고 너무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약간은...

사실 내가 생각하는 박찬욱 감독은 악동은 아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악동인 척하려고 한다. 그래서 나는 항상 불편해보이고... 타란티노는 악동이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조금은 인간적인 척하려고 한다. 그래서 가끔은 피가 튀는 가운데 가슴이 짠~ 해진다. 이것이 비슷한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두 감독이 내게 주는 느낌이 다른 이유다.
그래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동감해줄 틈이 별로 없다. - 이것은 근래의 작품으로 올수록 심하다. - 이성적으로 이건 원래 이렇게 가는 건데, 저렇게 했다.. 큭큭.. 하는 정도의 쾌감. 머리가 즐거운 것이지 마음이 즐거운 것은 아닌..
이렇게 이야기하면 참~~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복수는 나의 것.. 같은 영화는 마음도 참 즐거웠는데.. - 마음이 즐겁다는 것이 감정이 있다는 표현이라면 말이다.

그래도 박찬욱 감독 영화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을 장면이 있어서 박쥐는 욕먹을 이유가 없다. 적어도 내게는...

밤이면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려 골목길을 맨발로 뛰는 김옥빈에게 송강호가 신발을 신겨주는 씬. 그와 물려 있는 마지막 씬.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서 이렇게 감정적인 씬, 아니, 이렇게 낭만적인 씬을 보는 것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현실의 어려움을 지켜주려는 애틋함이라고 해야할까.. 비록 딱 맞는 신발은 아니지만 넉넉하여 더 포근한 느낌이 든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영화 예고 프로에서 보고서는 순간 멍~~ 했다.. 어찌 이런 장면을~~ 이라고.. 하며.. 감탄감탄.. 


이 장면은 마지막 씬..
김옥빈의 하얗고 가늘 발목과 커다란 신발이 주는 묘한 느낌..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앞선 씬과 연결되어 좀 감정적으로 읽힐만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