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잔나 내한 공연이 2010년 4월 3일 7시에 마포아트센터에서 있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모르는 사람도 꽤 될 그룹이다.
70년대 이탈리아 프로그레시브 락(Art Rock)에서 완전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팀.
우리나라에서 나름 인기있는 뉴트롤즈와 함께 3대 아트록 그룹이라고 평을 하기도 한다. (뭐, 이런 3대니 4대니 하는게 웃긴 이야기긴 한데...)
공연전부터 너무 저조한 예매율때문에 고민을 하는 주최측의 이야기를 들어서 매우 우려하며 갔지만 민망하지는 않은 정도의 사람들이 관람을 했다. 분위기를 보니 초대권이 좀 나온 모양이다. 누군가는 버티면 초대권나오는데 너는 돈 들여 표를 사서 갔냐고 하겠지만, 이런 공연을 주최하는 쪽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거기에 맞는 금액을 지불하고 공연을 보는게 맞는 거라고 생각된다. 더구나 그런 초대권을 받는 사람들이 이런 음악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아니라면 더욱...
아무튼, 공연은 매우... 매우 훌륭했다.
공연이라는 것이 공연하는 사람만으로 훌륭해지지는 않는다. 보는 사람, 하는 사람, 공연장소 등등 모두 어우러져 나오는 결과인 셈.
개인적으로 이전에 보았던, PFM이나 뉴트롤즈, 라떼에미에레보다 더욱 빠져들게 하는 공연이었다.
음악의 흡입력도 그것이고 공연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 공연의 구성 등등... 공연장까지.. (마포아트센터는 생각보다 괜찮은 느낌이다. 대부분의 지자체 공연장이 거기서 거기이긴하지만 나쁘지 않은 소릴 들려줬다.)
일본 공연을 마치고 공연일 아침에 입국해서 공연 시작도 늦어지고, 악기 고장으로 공연의 일부를 들어내야했지만...(일 발레또 디 브론조 Il Balentto Di Bronzo의 키보디스트 지안니 레오네의 솔로 독주를 20분 가량 준비를 했었으나, 실제로는 그 절반정도로 만족해야했다. 지안니 레오네는 잠깐의 등장으로 완전 사람들을 광팬으로 만들 무지막지한 아우라를 발산했다. 인상적인 태도만큼이나 인상적인 연주력이었기에 가능한 일. 원래 이런게 멋진거다. 폼만 훌륭한 것이 아니라, 무슨 짓을 해도 어떤 형태로든 토를 달 수 없게 하는 수준의 실.력.)
또다른 오잔나 멤버가 아니었던, 연주자 데이빗 잭슨(반 데 그라프 제네레이터 Van De Graff Generator)의 연주도 뭐... 할말을 잃게 한다.
아니 이런 사람들이 한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을 보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그렇게 표가 안팔렸다니..
공연 하나가 완결된 앨범 하나를 듣는 듯한 느낌. 이런 느낌을 받기는 쉽지 않은데, 그런 느낌을 줬다.
공연의 시작과 결말을 모두 정교하고 섬세하게 구성했다는 느낌. 꽤 세밀한 공을 들였다는 느낌.
오랜 동안 준비한 무엇을 보고 있다는 행복감. 완성도 높은 모든 예술 작품이 그렇듯 완전하게 만들어진 작품속에 가득한 세상에 대한 은유.
어떻게 말로 이걸 다 설명할 수 있을까...
진짜 좋은 영화는 영화가 끝난 이후 얼마나 그 이미지가 머리속에 남는가.. 로 이야기할 수 있듯, 이번 공연은 공연이 끝난 이후 한참을 감도는 그 공연속의 느낌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최고였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공연이 하나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