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씨가 그동안 발표했던 곡들을 오케스트라 연주로 새롭게 작업한 소품집이다. ('사랑이 지나가면'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뭐.. CD 좀 팔리라고 붙인 부제라고 봐야겠지.)
나온지는 꽤 된 앨범이다. 원래는 소품집으로 3집까지 나왔다가 모두 절판되고, 2003년에 다시 발매된 것이 지금 앨범이다.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2002년말 맥심커피광고 배경음악으로 '사랑이 지나가면'이 사용되면서 팬들이 재발매를 요구해서 재발매가 됐다.) 이전에 소품집에 있던 곡이 모두 들어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앨범이다. - 나름대로라는 말이 붙은 건 내가 듣고 싶어하던 노래가 몇곡 빠져있기 때문이다.
우울한 기분에 전달 받은 CD를 오디오에 걸고, 며칠째 듣고 있다. 계속 듣고 있다. 어떤 노래가 어떤 노래인지 제목도 확인하지 않고 그냥 계속 하루 종일 걸어둔다.
가사를 아는 노래일 경우에는 MR테이프를 걸어둔 것처럼 노래를 흥얼대기도 하면서 하루 종일 틀어둔다.
누군가 그런 말을 한적이 있었다. 이영훈의 곡은 장조이면서도 단조의 분위기를 내기도 하고, 한곡에서 장조의 분위기와 단조의 분위기가 묘하게 얽혀있다고.. (물론 조바꿈을 한것은 아닌데 그런 분위기를 낸다는 말이다.)
그래서 우울한 듯하면서도 마음을 위로해주는 경향이 있나보다.
그래서 편안하게 들리면서도 마음 깊이까지 들어와 박히나보다.
한동안 이 오래된 친구와 함께 지낼 것 같다.
어떤 우울한 이야기도 담담히 들어주고 토닥여줄 듯 한 친구와...
사야겠다고 마음 먹은지 참 오랜 시간이 흘러서 구매를 했다. 매우 오랜 만에 산 CD인 것 같기도 하다.
예전 어떤 시절에는 나도 열혈팬이었던 적이 있었지만, 이문세를 통해서 듣는 것보다 좋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해도 이영훈의 가사를 버릴 수 없으니...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이영훈씨 가사는 참 좋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작사가(?)중에 하나..
가만 생각해보니 작사만 하는 작사가 중에는 딱히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네.. 가끔 박주연이 홈런을 치는 것을 제외하면 더욱더... 진짜 몇몇 작품에서 박주연씨 가사는 죽음이다.. 흠.. 근작중에는 하림의 '위로'를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