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畵 (화)

사이언스 픽션-프란츠 뮐러 (2004.08.22)

에메랄드파도 2009. 1. 3. 01:19
싸인언스픽션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 - 프란츠 뮐러

통일 독일에서 새로운 일자를 찾는 구 동독출신자와 그에게 면접관련 강의를 해주는 사람의 몇달간의 이야기.

우리는 그냥 막연하게 생각하는 일이지만 통일이되서 사는 공간이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하루아침에 바뀐 사람에게는 만만치 않은 문화적 충격이있나보다. - 어쩌면 그런 것에 대한 은유로 볼수도 있을 법한 이야기..

SF라고는 하지만 특수효과도 없고 그리 SF스럽지도 않다. - 예전에 보았던 사랑의 블랙홀과 어찌보면 비슷하기도 한.. 물론 자세히 따지고 들어가면 다르지만 나의 기억과 주변 사람들의 기억이 같지 않다는 것, 다른 시간을 산다는 것은 같다. - 결국 시간이 틀어진 이야기는 기억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는듯...
사이언스픽션2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들이 문을 닫아버리면 반대편의 사람들은 이 사람들과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새삼 문이 벽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주인공들은 자신들이 장기 투숙하는 호텔에서 일하는 여자에게 나름대로 작업(?)을 하지만 그녀는 데이트를 하던 중에도 문이 닫히면 기억을 하지 못한다. 예를 들자면 옷가게를 들어가다가 그녀가 먼저들어가고 문이 닫히면 그녀는 이 남자들을 전혀 기억 못하는거다.

처음엔 그런 것의 강점을 살려 쇼핑도 하고 - 옷을 입고 문을 닫아서 단절시켜주기만 하면 상대편은 기억을 못하기 때문에.. - 오히려 그런 현상을 즐기는듯 했으나 그녀에게 자신들이 기억되지 못하는것에 대한 안타까움에 둘은 조금씩 변화되어 가고 있었다. 사랑이야기인듯 사랑이야기는 아닌 영화..^^ 

결국 영화는 단절, 기억, 시간에 관한 꽤 관념적인 - 역시 독일영화..ㅋㅋ 하지만 재밌다. -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우리의 시간들도 어떻게 기억되어갈지.. 처음 그런 현상이 나타났을때 동독 출신 노동자가 말한다. 나는 서독으로 건너온 후 비슷한 상실감을 느낀적이 있어.. 라고.. 사실은 나도 그런 비슷한 상실감을 느낀적이 있었는데 말이지.. 그래서 흥미있는 영화였다는 생각이든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영화를 복기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즐겁기도 한편으로는 고통스럽기도 하군.. 주변에 너무 많은 문을 열고 닫아서 더욱 힘들게 느껴지는 데...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