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펀트(ELEPHANT) - 구스 반 산트 감독
포스터의 느낌은 참 이쁜데.. 이제... 악몽의 16분이 시작된다..라는 멘트가 조금 이상한..^^
어떻게 찍은걸까 하는 궁금함이 더 앞선 영화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구스 반 산트의 최고 걸작!!!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영화는 개봉하면 거의 빼놓지 않고 보는 편이긴하나, 아직 "그래 이거다!" 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ㅋㅋㅋ 이번 영화는 영화를 보는 내내 즐겁게 한것도 부족하여 끝난 다음에도 너무 매혹적인 이미지들로 머리속을 맴돈다.
16분간의 이야기를 각각 개인의 관점으로 따라가는 구조. 퍼즐같은, 그렇다고 어려운 퍼즐풀이 이런건 아니다. 동일한 시간을 사는 많은 사람이 어떻게 다른 일들을 하며 사는 지 새로 구성해보이기..라고 해야할까..
어떻게 보면 지루하게 보일수도 있을 법한데, 매혹적이고 불안한 이미지들로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의 분위기를 잡아낸다. 스테디캠을 이용한 카메라는 유려하게 움직이나 알수없는 불안감이 감돌고(스테디캠의 이런 느낌은 일전에 스텐리 큐브릭이 "샤이닝"에서 보여준적이 있었다.) 해맑은 아이들은 이쁘게 카메라앞을 걸어다닌다.
이렇게 이쁜 아이들 하나하나의 개인적인 16분을 따라다니며, 같은 시간을 사는 여러사람의 인생이 어떻게 켜켜이 쌓여, 결국 하나의 역사가 되어가는가를 보여준다. - 구스 반 산트라면 어쩌면 이것이 말하고 싶은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 따라서 엘리펀트 영화 구성에서 개개인의 시간을 추적해가는, 그리고 그것이 얼키고 설켜 1시간 20분이 되어가는 과정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된다.
또, 이렇게 개인의 시간을 들여다보면 어떤 누구도 그런 사건의 중심에 있을 만한 아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모두 그 또래의 아이들처럼 귀엽고 이쁠뿐인데.. ㅋㅋㅋ 그 이쁜 아이들 사이를 지나가는 불안.. 혹은, 어른들의 멍청한 시선.
한편, 스테디캠으로 만들어진 화면은 그 구조만을 놓고 보면 영화상에서 주인공들이 잠시 하던 컴퓨터게임의 화면 움직임과 매우 비슷하다. 레인보우6 같은 게임의 분위기가 나는 스테디캠의 움직임. 그런 이유로인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불안감. - 이런 컴퓨터게임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런 식으로 움직이는 화면속에서는 화면 바로 옆, 바로 위, 바로 아래, 즉, 화면이 끝나는 경계선주변으로 불안감이 뚝뚝 떨어진다. 어디선가 적이 확 화면 안으로 뛰어들어올듯한 불안감. 흐~~ - 영화를 보면서 한동안 그 불안감의 원인을 몰라서 한참을 골몰이 생각했다. 색상도 이미지도 매혹적이건만 난 왜 이리 불안한거냐.. 하며.. ^^ 영화 다 끝나고 생각이 났다. 이넘의 스테디캠..
그것뿐만 아니라 스테디캠을 이용한 롱테이크는 마치 내가 그 친구들과 함께 그 현장에 있는 듯한 동시성을 부여한다. 롱테이크가 대체적으로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핸드핼드나 스테디캠을 이용한 롱테이크는 그 곳의 공기가 굉장히 강하게 피부에 와 닿는다.
뭐.. 말이 이러쿵 저러쿵 많아지고 있긴한데 아무리 많아져도 영화를 어떻게 다 여기에 담을수있을까.. 괜히 사족에 잡설만 늘어놓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ㅡ.ㅡ;;
이런 생각은 스스로 걸작이라고 생각되는 영화에 대해 주절주절 댈때면 더 심하다.
흐~~ 이번 주에 한번 더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