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NABI) - 문승욱 감독
포스터 아래 써 있는 올해 가장 아름다운 영화라는 글씨가 유난히 눈에 띈다.
아마도 2002년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그 해에 어떤 영화가 있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기억이 나든 그렇지않든 가장 아름다운 영화라는 것에 대해서는 100%동의!!!
영화 2046를 기다리다 충동적으로 구매한 DVD. 웬지 이 영화는 좀 더 시간이 지나면 DVD조차도 구하기 어렵게 되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구매했다. 그러기 전에 영화도 보고 DVD도 가지고 있자며...^^
영화는 디지틀카메라로 촬영했다. 그동안 많은 디지틀 영화를 봤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경우는 없었던거 같다. 그 동안 본 대부분의 디지틀 영화는 도그마선언에 동조하는 영화들이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비처럼 적극적으로 원본에 손을 대지는 않았던거같다.
문감독이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디지틀 영화는 시각적인 면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손을 댈수있기 때문에 더 회화에 가깝다고 하는 것이 이해가 됐다. - 사실 너무 훌륭한 영상에 내심 디지틀로 이렇게도 되는구나하고 있었는데 아마 감독 나름의 터치가 더해져서 그런 빼어난 색상이 나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감독의 재능뿐만 아니라 세명의 배우가 보여주는 열연은 -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 뛰어난 배우의 균형잡힌 움직임을 매우 좋아하는 나로써는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아마 세명의 배우가 아니였다면 - 세명중에 어느 하나라도 빠진 - 어땠을까에 대한 상상을 하기가 쉽지가 않다.
지우고 싶은 기억을 잊게 해주는 바이러스가 떠도는 서울. 그 바이러스가 발생하는 곳으로 인도하는 나비. 그리고 기억을 잊고 싶어 나비여행을 온 한 여인과 바이러스 여행가이드 그리고 그들을 태우고 다니는 택시운전사.
역시 시놉시스만 봐도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든다. ㅋㅋㅋ
서로 다른 고민과 다른 목적으로 서울에 오고, 그곳에 살지만 가장 근본적인 사랑(?)같은 것으로 서로 위로하는... 뭐.. 그런..ㅋㅋ
꽃섬, 거미숲을 만들었던 송일곤 감독과 마찬가지로 폴란드 우츠 국립영화학교 출신이라서 그런지 두 사람의 작품에는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깊이가 있다. 물론 그것이 너무 현학적 혹은, 너무 추상적으로 느껴질수도 있는데, 그것은 아마 영상으로 이야기하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탓일지도 모른다. - 사실 우리는 영화를 보고 영상으로 이해하는 듯 생각하지만, 8할은 대사를 가지고 이해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바로 돌을 집어던지곤 한다. (돌까지는 너무했나..쩝^^)
어찌되었든 마지막 바다에서 벌어지는 출산장면은 그 긴장감에 숨이 탁탁 막히고, 알수없는 감동에 말그대로 무아지경에 빠져서 본듯하다. 인상적인 씬이 매우 많은 영화였지만 특히 이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잊으려하고 찾으려하는 세명 주인공들이 절망끝에서 새로운 희망을 품게되는 듯한..
아주 맘에 드는 작품을 만났다. ㅋㅋ
2046에 대한 글을 써야하는데 그게 선뜻 써지지가 않네.. 영화를 본지 거의 2주가 다 되어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