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畵 (화)

안개마을 - 임권택 감독 (2006.06.24)

에메랄드파도 2009. 1. 3. 23:13
 안개마을 - 임권택 감독

케이블 TV를 틀었다가 우연히 보게 된 영화였다. 켜자마자 시작을 했는데, 감독 임권택.. 이라는 자막을 보고 시작이나 보자. 했던 건데... 끝까지 봤다. (사실 내가 옛날 영화, 옛날 음악 등등을 좀 좋아하긴 한다. 그리고 사실은 케이블 TV 편성표까지 찾아서 한번 더봤다. 아침 5시에 일어나서..^^ 대단한 정열이다!!)

이유는 하나... 오직 정윤희씨 때문에...

정윤희씨를 영화를 통해서 본건 처음이었다. 내 기억속에 정윤희씨는 어렸을 때 골목마다 붙어있던 동네 재개봉관의 포스터에서 본게 대부분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썬데이서울'같은 잡지 표지정도.. 표지에서만 보는 게 당연하지 펼쳐본 적은 없으니까..^^ (아, 그러고 보니 이제 재개봉관도 뭔지 모르는 사람이 많겠구나.. ㅡ.ㅡ;;)

어찌되었든, 포스터나 잡지 표지에서 보는 그녀에 대한 내 기억은 그리 특별할 것이 없었다. 특별한 느낌을 갖기에는 내가 너무 어렸던 까닭에...ㅎㅎ

이번에 영화를 보면서 내가 그 당시에 어렸던 것에 대해 참 아쉬워했다. 그리고 지금은 볼 수 없다는 것에 좀더 아쉬웠다.
물론 옛날 영화에 등장하는 여자 배우들이 상당한 미모를 과시하는 경우는 적지 않다. 내 감각이 올드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잉그리드 버그만'이나 '비비안 리'처럼 품위가 느껴지는 여배우를 최근에는 본적이 없다. 말그대로 참을 수 없도록 가벼운 여배우뿐이다. 겨우 영화 한편을 보고 갑작스레 정윤희의 대단한 열렬 팬인 듯 하는 것이 웃기긴 하지만, 요즘 배우들로는 도저히 대체 불가능한 이미지들이 있었다.
마냥 맑기만 한것도 아닌, 그렇다고 요염한 느낌이 드는 것만도 아닌 눈과 표정. 너무 해맑게 보이기도 하다가 꽤 자극적으로 섹스어필하기도 하는 것이... 말을 하면 할수록, 생각을 하면 할수록 정확하게 표현을 하기가 좀 어려운 감이 있다. 이제 겨우 한편을 본 까닭일지도 모르겠다.
언제 시간이 나면 정윤희씨가 나온 영화를 쭉 훌터봐야겠다. ^^ 그렇게 하고 나면 내가 생각하는 최고 국내 여배우의 순서가 바뀔지도 모르겠다. 뭐, 바뀐다고 해도 별 의미는 없겠지만.. ㅎㅎㅎ


옛날 영화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느낌이 있다. 뭐랄까, 클래식 음악에서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정도의 차이라고 해야할까. 옛날 영화들은 장면 하나하나가 보여주는 미장센이 매우 뛰어난 경우가 많다. 요즘 영화들은 미장센을 좀더 편하게 구성하는 경향이... (나쁘게 말하면, 대충.. 아무렇게나..) 아니면, 아예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겠다고 작정하거나 무시해버리는... 뭐, 그것도 미학적으로 이러저러하다 말하니 딱히 할 말은 없지만 난 미장센이 좋은 영화들이 좋다. 눈도 즐겁고, 기분도 좋아지고, 여러가지 곁 생각들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옛날 영화들이 좋다. 촌스런 대사도 재밌고, 조금은 올드한 편집이라든가, 연기도 즐겁고...

영화를 보면서 새삼 생각했는데, 임권택 감독이 지금까지도 영화를 찍고 있는것은 참 대단하다. 옛날 영화를 봐서는 어찌보면 당연하기도 하고... 훌륭하니까..  
그래도 나이를 먹고, 세상에 타협해 가면서도 순수하게 창작의 욕구를 잃지 않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게 살기가 쉽지 않은데 말이다. 특별한 무엇인가에 끊없이 욕망이, 욕구가 생기는 것도 천재라는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영화 포스터는 좀 그래서.. 정윤희씨 사진으로 대신 했다.
포스터 보다야 정윤희씨 사진이 백배 낫지..ㅋㅋ

영화 배우는 참 좋은 직업인거 같다. 이젠 쉰도 넘은 나이일텐데, 젊은 시절의 자신을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계속 생겨나니 말이다. 앞으로도 계속 나오겠지. 마치 동갑내기인 양 기억해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