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영 1집 - 기억상실
어쩌면 앨범제목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처음 오소영의 음악을 들은것은 매우 오래전의 일이다. 내 기억속에서는 2000년인듯한데 앨범이 나온 날을 확인해보니 2001년이다. 음.. 이게 말이 되나? ㅎㅎ
말이 될지도, 안될지도 모른다. 근데 이제는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안타까운 뿐.. - 인터넷에서도 내가 즐기는 사이트는 오래가질 못한다. 진짜 내가 이상한 감성을 가지 있는지도..
어찌되었든 오소영의 앨범도, 가수의 이름도 다 잃어, 잊어버리고 '그..그게 누구였지..'하는 작은 기억의 조각만 남아있었다. 가끔씩 많이 듣고 싶다는 생각만했었다.. - 이름도 제목도 기억이 안나는데 무슨 수로 듣겠나.. 내 기억력은 이렇게 2001년을 기점으로 엉망이 됐다. - 그러던중 어제 인터넷 서핑중에 우연히 찾아냈다. 하하하.. 어찌나 반갑던지.. 오래전에 엇갈린 길을 선택했던 친구를 우연히 다시 만난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서 오소영을 다시 듣는다.
이제는 몇년이 지났건만 여전히 내게 유효한 감성을 제공한다. 이것은 그 당시에 내가 오소영과 함께 듣던 음악들이 모두 그렇다. 청바지가 그렇고, My Aunt Mary가 그렇고..
이번에 서핑을 하면서 새롭게 알았는데, 앨범 프로듀서가 조동익이었다. - 내가 2001년부터 얼마나 엉망이 되기 시작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군.. - 앨범의 분위기같은 것이 대충 감이 오는 사람들도 있을듯..
기억상실 앨범은 장르를 말하자면 포크락이라고 해야할듯하다..(락을 뺄까?..) 오소영이 기타와 함께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다고 하면 매우 당연하게 들릴지도.. 우리나라에서 흔하지 않은 - 물론 이제는 남성도 흔하지 않지만 - 여성 싱어송라이터이며, 앨범 수록곡 전부를 직접 쓰고 모든 곡의 어쿠스틱기타를 직접 연주했다.
앨범은 우리 주류음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폭넓은 사랑을 받지 못하는것은 단지 앨범의 장르로 인한 낯설음 때문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감성적으로 훌륭한 앨범이다. 그 이전에 없던 다른 감성의 곡과 목소리라고 해야할까.. - 그럼 그 이후에는? ... 몇몇 팀이 있긴하다.. 내가 보기에..^^
오늘 따라 자꾸만 내가 왜 음악을 말로 설명하려고 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나... 이런 말을 하자고 쓰기 시작한게 아닌데...
흠,흠,흠...다시.. 다시...
오소영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곡을 만든 사람이 보이는것 같은 느낌이든다. 혹, 오소영씨가 '그건 내가 아니에요...'라고 하더라도 상관없이.. 내가 생각하는 오소영이 저편에서 내게 말을 건다. 나는 이런이런 사람이구요.. 이런 일이 있어서 아프기도 했었어요.. 당신은 어때요? 나도 누군가로 인해 그런적이 있었죠.. 그때 그가 그러지만 않았어도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거에요.. - 흐흐..대명사의 퍼레이드다.. - 그렇게.. 그렇게 저기서 - 내 삶에 참견하지는 않지만 - 내 생활을 건드린다. 조용히.. 부드럽게...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가라고.. 그러는 편이 좋지 않겠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