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燕 (연)

극단 여행자의 "환"(The Illusion) (20040324)

에메랄드파도 2009. 1. 4. 21:16
환













극단 여행자의 "환"(The Illusion)

강렬한 '이미지 연극'.. 이라....

내가 최근에 봤던 공연들이 이미지가 강한 편의 공연들이었던 까닭에 이미지 강한 공연은 좀 쉬어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극단의 공연 하나 더보고 다른거 보자...로 결정이 됐다...^^

근데 원작이 있단다...그게 셰익스피어의 맥베드라고 한다. 글쎄..그리 좋아하던 희곡은 아니였기에.. 내가 이거 읽어본 적은 있었나? 기억도 안나네.. 암튼.. 그렇다...^^

내가 원작이 뭐냐 어쩌냐는 걸 얼렁뚱땅 대충 넘어가는데는 이유가 있다.

그게 별로 필요가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원작에서 살아있는건은 그저 줄거리뿐...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원작 서양작품이고 무대 구성은 일본 카부키에서 차용한듯하고 대사 전형적인 3·4조를 따르고.. 의상 우리나라에 뿌리를 둔거 같기는 한데.. 많이 다르고(현대화했다고 해야하는 건가..그런건 잘 모르겠음).. 음악 우리나라 음악이나 몇몇 효과음에서는 일본이나 중국의 느낌도 나고...
이 정도면 진짜 완전한 퓨전이라고 말해도 충분할듯하다.

극을 보는 동안 대사를 열심히 들을 필요도 없다.. 이미지의 흐름만으로도 극을 이해하기에 충분하다.. 아니 오히려 그 이미지를 다 소화하기 힘이 들정도... 
한장면장면이 넘어가고 무대가 바뀔때마다 '대형무대'라는것을 실감하고 소극장에서 봤어도 좋았을까? 하는 생각들었다. 아마도 이번 공연처럼 무대를 꾸미고 극을 진행시킬수는 없었으리라...

이러한 이미지 연극일 경우에 이미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원작을 가지고 작업하는 것은 옳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젊은 관객들 - 학교 레포트때문에 온 친구들이 족히 1/3은 될 듯하다.. 우리나라 공연장은 어디를 가도 이렇다.. 외국에서 들어온 공연이 아닌 다음에는.. 미술 전시회장도 마찬가지.. - 은 매우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느낌이다. 쫙쫙 에너지를 빨아가는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ㅎㅎㅎ

마치 예전에 누벨이마주라며 그 현란한 이미지에 취해 열광하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런데 내가 나이를 먹어간다는 증거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이미지가 강한 공연보다는 사람이 있는 공연이 좋다. 이미지가 강한 공연에서는 사람이 번번히 조명에, 음악에 묻힌다. 그리고는 사람이야기 없는 이미지 - 누벨이마주가 기성평론가로 비판받을때면 항상 이런 식의 비판을 받았지.. 눈만 좋고 머리가 없다는둥... - 만... 둥둥 무대를 떠다닌다... - 환이 이렇다는건 아니다..절대.. -

그래서 스노우쇼에 감탄을 하지 않을수없었던거였지... 찬란한 슬픔이란게 왜 말이 되는지... 스스로 깨닭게 되는 순간...^^
지금 스노우쇼와 환을 비교하자는게 아니다...비교할수도 없고... 두 공연은 생각하는게, 보여주고자 하는게 매우 다른 공연이기 때문에... 

하지만 약간 아쉬움으로 남는다. 셰익스피어는 어디로 갔는가~~ - 이것이 새로운 셰익스피어이다.. 라면 할말은 없다. ^^


극단 여행자를 찾아보니 작년에 '한여름밤의 꿈'을 공연했던 극단이다. 이거 보고 싶었었는데..음...내 생각에는 멕베드보다 한여름밤의 꿈이 이미지 연극에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이것도 한번 봐줘야겠군... 다행히 이번 공연은 야외라는데..음...좋아~~~ㅋㅋㅋ)

그리고 한가지 헛생각~~
셰익스피어가 새삼 대단하다는...푸하하... 그전에도 대단하다는 거 말했었고...인정했었구...근데 오늘 새로운 신기한 점을 발견했다...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좋다... 머리는 자꾸 굴러가고...잠은 달아나고... 그게 뭐냐구?
글쎄..그래서 처음부터 헛생각 하나 떠올랐다고 하지 않았나... 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