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燕 (연)

카운트 베이시 오케스트라 (20040627)

에메랄드파도 2009. 1. 4. 21:28
카운트베이시
카운트 베이시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Forever Swing이라는 타이틀이 걸맞는 공연

스윙이라고 하면 음악도 음악이지만 우선 영화가 생각나고 그 다음에 춤이 생각나고..

대부분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군인들은 잠시 외출을 허가 받게 되면 스윙음악이 나오는 무도장(?)을 간다. 거기서 주인공 남녀가 만나기도 하고.. 흥겨운 스윙음악과 춤이 끝나고 나면 남자는 전장으로 여자는 도시에서 남자를 기다리고.. 뭐.. 이런 식으로 전형적인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는 진행되기 마련이다. 스윙의 흥겨움으로 인해 그 이후의 비극적인 상황들은 더 슬프게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우디알렌의 영화들도 생각나고..

어찌되었든 내게 스윙은 스윙자체보다는 그 주변의 다른 요소들이 더 많이 생각나는 음악이다.

재즈매니아도 아니고 재즈를 그다지 주의깊게 들어본적도 없는 내게 이번 공연을 보는건 조금은 모험이자 새로운 즐거움...^^
어렸을 때 클래식음악을 주로 듣던 시절에 가끔씩 듣던 조지 거쉰의 음반이 내게 주던 즐거움 같은... - 이상한건 그 당시 조지 거쉰의 음반은 클래식 음반코너에 있었다는.. 사실 클래식은 아닌데.. 하긴 그 덕에 내가 거쉰의 음악을 들을 수 있었는 지도 모를일이다.. - 그 때 간간히 듣던 거쉰의 음악이 얼마나 흥겹고 즐거웠는지.. 클래식 듣다 가끔 따분하다고 생각될 때 들어주면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주곤 했었던..^^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카운트 베이시의 공연은 - 사실 내가 재즈 공연에 대해 뭐라고 토를 단다는건 말이 안되는 일이다. - 최상급 공연이었음에 의심이 없다. 연주자들의 연주 테크닉은 둘째 문제고 그들이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단연 인상적이었다. 물론 공연자의 테크닉을 문제삼자고 해도 빼어난 실력들을 가진 연주자들이었다. ㅎㅎㅎ

서너명의 연주자들이 손발을 맞추는 재즈바에서 듣던 공연과는 다르게 16~20명의 연주자가 호흡을 맞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 사실 여러명의 공연자가 호흡을 맞추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그것으로 충분히 즐거울때가 많다.. - 공연이었을 텐데.. 그 앙상블이 너무 좋았기에 더욱 환상적이라고 생각할수밖에 없었던..

사실 머리가 대단히 복잡한 상황에서 관람한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몰입하여 공연을 즐기게, 그래서 한동안은 골치 아픈 생각을 접을 수 있었음에 공연장을 나서면 불현듯 연주자들이 너무 고맙다고 생각했던...

내가 다시 이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순간이 올 수 있을까? 이렇게 보면 그들과 내가 보낸 시간도 세상에 다시 없는 소중한 시간중에 하나였을테지.. 한동안 추억하며 행복할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