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燕 (연)

매튜 본의 가위손 (20060727)

에메랄드파도 2009. 1. 4. 21:56
  매튜 본 댄스 뮤지컬 - 가위손 (Matthew Bourne's Edward Scissorhands)

 
무지무지 기다리던 공연이었다.
 아마도 영화 가위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기다리는 공연이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공연을 즐겨보자'의 입장보다는 '흠~~ 가위손을 한다고... 그래, 어디 한번 해봐'하는 입장에 서기 쉬운 까닭에 흠잡기에 혈안이 될 가능성이 높기도 하다. 물론 나 역시 후자의 입장을 버리기 위해 꽤나 노력을 하면서 공연을 봤다.

 내 옆자리에 나이가 50대 전후로 보이는 부부가 앉아있었다. 사람을 차림새나 간간이 들리는 대화로 판단할 수는 없는 문제이긴 하지만, 그다지 공연이나 문화와는 관계가 없는 분들 같았다. 하지만 공연은 더 잘 즐기시더라. 원작을 몰라서 더 즐겁게 볼 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반응도 확실하고, 박수도 잘 치고.. 마지막 두 주인공의 춤을 보며 눈물까지..

 매튜 본의 공연에는 매번 이런게 있었던 것 같다. 감정적으로 울컥하게 하는 순간. 내가 생각하기로는 춤으로 사람을 울컥하게 만든다는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도 있고 해서 이번엔 실패인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또 한방 먹었다. 역시..였다는..
 
 하지만 시종일관 흥미진진 했던 이전 공연보다는 조금 힘이 떨어져 보이긴 했다. 아무래도 영화가 자꾸 오버랩되서인 것 같다. 번번히 조니뎁이 보고 싶고, 위노나 라이더가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위 사진이 어떤 장면인지는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다 기억을 할 것 같다. 내심 이 장면을 어떻게 연출할지가 가장 궁금했었는데... 조금 싱거웠다. 하긴 무대에서 연출하기는 쉽지 않은 장면이긴 했지만, 춤까지 포함해서 싱겁다는 거다. 
 
 그렇지만 공연 초에 보여주는 시각적 연출은 역시~ 라고 감탄하게 만든다. 덕분에 보수적인 입장에서 볼때 오히려 춤은 약간 뭍혀버리는 감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매튜 본의 공연은 댄스를 중심에 둔 뮤지컬이라고 보면 춤이 약한 느낌이 드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진짜 춤만을 보고 싶으면 발레든, 현대무용이든 공연은 많으니까...

 그렇다고 해도 정원의 나무들과 춤추는 장면과 마지막 장면은 오래 기억날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문득, 매튜 본 공연을 하나 볼때마다 일년씩 가는 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또 일년이 지났고, 또 일년이 지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