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燕 (연)

뮤지컬 '김종욱 찾기' (20060807)

에메랄드파도 2009. 1. 4. 21:59

 
뮤지컬 '김종욱 찾기!'

요즘에 꽤 많은 관객을 불러모은 뮤지컬이란다. 가끔 광고를 통해서 보긴 했지만 내가 볼 일은 없지 않을 까 생각했었는데, 어찌어찌하여 보게 됐다. 뭐, 아는 사람이야 알겠지만 내가 한때는 뮤지컬이라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던 적이 있어서 소극장에서 뮤지컬 볼 일은 평생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사실 이번에 공연을 본 것도 근래 들어 소극장을 중심으로 부는 창작뮤지컬 붐에 대한 궁금증때문인 면이 있었다. 뭘 보러가는 걸까하는 것에 대한 궁금증.

김종욱 찾기는 그랬다.
이야기자체가 말랑말랑하고 재미난 것이라, 말 그대로 보는 동안은 별 생각없이 즐겁게 즐길 수 있었다. (하하하, 별 생각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한 거지, 무슨 시비를 걸려고 삐딱하긴..) 오만석군의 여성팬들이 많은 까닭에 조금 관람에 방해가 되는 면도 없진 않았지만 공연이 그런 맛도 있어야지 뭐.^^ 더구나 오만석의 마지막 김종욱 찾기 공연이라 더 많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보는 배우라 별 느낌도 기대도 없이 봤지만... 흠, 좀 귀엽긴한거 같아.. 역할이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사람들에게 많은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대는 대본이나 곡의 귀여움도 있지만, 연출의 힘이 크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무대를 충분히 활용하면서, 간단한 장치들로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기도 했다.
달랑 세명이 진행하는 공연을 보면서, 새삼 최근에는 너무 큰 무대에서 하는 공연만 봤던게 아닌가했다. 실제로 처음에는 어찌나 단촐하게 느껴지던지...^^ 하지만 규모가 작다고 즐거움도 작지는 않은 법. 여건이 허락하는 한 다시 소극장을 찾아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지만 잊고 살았던 무엇인가를 다시 만난 느낌이었다.  

참, 전병욱씨의 연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역할 자체가 매력적인 역이긴 하지만, 소화하기 쉽지 않은 역이었는데.. 항상 그렇듯 준비가 잘되어 균형이 잘 잡힌 배우의 움직임은, 단지 무대위를 걸어다니는 것만 보아도 즐겁다.

근데 새삼 오늘 느낀건데 뮤지컬은 왜 여자 관객들만 이리도 많지? 약 120명정도 들어오는 극장에 남자 관객은 손으로 꼽힌다. 더구나 그 남자 관객들도 여자친구의 손에 이끌려 온 것이 분명해 보인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연극도 여자가 더 많긴 많다. 그래도 뮤지컬과는 비교가 안된다...무슨 여성전용 극장도 아니고 이렇게 성비가 안 맞을수가 있나. 그래서 생각했다. 앞으로는 혼자 영화보러거나, 혼자 전시회가거나 하지 말고 뮤지컬을 보러다니겠다고.. 흠흠흠.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농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