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캣츠비 - 박근형 연출
위대한 캣츠비는 만화일때부터 꽤 유명했으나 만화가 원작인 것들이 거의 대부분 그렇듯, 내게는 전혀 정보가 없다. 단, 케이블TV에서 하던 미니시리즈를 몇 회 본 적이 있었다는.. 별로 재미가 없어서 초기에 몇 회보고 말았다는.. 그 정도의 기억이 전부..
이런 저런 소문을 들으면서도 애써 모르는 척했던건, 위대한 개츠비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어렸을때 봤던 위대한 개츠비는 참 묘한 기분을 자아냈던 소설이다. 주변의 꽤 많은 여자들이 좋아하던 소설이었는데, 내게는 이상하게 깊은 감흥은 없었던... 뭐, 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그것만으로도 한참 떠들어야하겠지만... 사실 내가 웃지도 울지도 못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으니 할말이 많기도 할듯..
아무튼, 위대한 캣츠비는 아무런 사전 지식없이 그렇게 내가 왔다.
너무 말랑말랑한 이야기에, 너무 감상적인 음악까지... 이건 너무 싱겁네.. 하는 생각을 하던 중 반전(?)이 시작됐다. 막연히 가지고 있던 기대보다는 참 달랐다.. 한편으로 캣츠비나 개츠비가 위대한 이유는 비슷하군.. 이라는..
어쩌면 남자가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는 것은 남자가 그런 면을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자들이 만들어놓은 환상일수도 있다는 뚱딴지 같은 생각이 들었다. 첫사랑에게 돌아가는 남자에 대한 로망 같은 것이 있다고 해야할까? ㅋㅋ 누가 수혜자고 누가 피해자가 될지 모르고 가지는 환상이지..^^ 어떤 가정이던, 어떤 환상이던 내가 수혜자가 된다는 보장만 있으면 참 바람직한 것일텐데, 그게 쉽지는 않은 일이다. 자신이 피해자가 될지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고 기억하는 어떤 남정네가 있다는 기대를 하는 건 참 설레는 일인가부다..ㅋㅋ - 정신이 없는 일일지도 모르고..푸하~~
박근형씨의 연출은 여전히 편안하고 간혹 몇 장면은 소극장 무대를 감안하고도 참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음악이 좀.. 싱겁다 싶었는데... 그냥 취향의 문제라고 볼수도 있고.. 너무 가요스러운 것이, 그래서 어디서 들은 듯한 곡의 진행이 듣는 사람에게는 꽤나 심심하더라는...
오랜만에 소극장에 갔는데, 역시 소극장이던 대극장이던 공연은 참 묘한 매력이 있다.
사람 사는 느낌이 난다. 살아있는 느낌이 난다.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