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冊 (책)

준치가시 (20051124)

에메랄드파도 2009. 1. 4. 22:56
준치가시

                                                                                    - 詩. 백석 -

준치는 옛날엔
가시없던 고기
준치는 가시가
부러웠네
언제나 언제나
가시가 부러웠네

준치는 어느날
생각다 못해
고기들이 모인데로 찾아갔네
큰 고기, 작은 고기
푸른고기, 붉은 고기
고기들이 모일데로
찾아갔네

고기들을 찾아가
준치는 말했네
가시를 하나씩만
꽂아달라고
고기들은 준치를 반겨맞으며
준치가 달라는
가시 주었네
저마끔 가시들을 꽂아주었네

큰고기는 큰 가시
잔고기는 잔가시
등 가시도 배가시도
꽂아주었네

가시없던 준치는
가시가 많아져
기쁜마음 못이겨
떠나려했네

그러나 고기들의
아름다운 마음
가시없던 준치에게
가시를 더주려
간다는 준치를
못가게했네

그러나 준치는
염치있는 고기
더 준다는 가시를
마다고 하고
붙잡는 고기들을 뿌리치며
온 길을 되돌아 달아났네

그러나 고기들의
아름다운 마음
가시없던 준치에게
가시를 더주려
달아나는 준치의
꼬리를 따르며
그 꼬리에 자꾸만
가시를 꽂았네
그 꼬리에 자꾸만
가시를 꽂았네

이때부터 준치는
가시많은 고기
꼬리에 더욱이
가시많은고기

준치를 먹을 때엔
나물지 말자
가시가 많다고
나물지 말자
크고작은 고기들의
아름다운 마음인
준치 가시를
나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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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지?
이런 맛도 있어야지..^^

눈앞에 선하게 그려지는 모습.

친구들과 준치 몇마리에 소주 한잔 하다가 가시많은 준치 나무라는 친구에게 시인이 한마디 한다.
.......

준치를 먹을 때엔
나물지 말자
가시가 많다고
나물지 말자
크고작은 고기들의
아름다운 마음인
.......

하하하.. 이거 너무 좋은 거 아냐~~

정지용과 한국 서정시의 양대 산맥이라고 꼽는 단다. 근데 월북을 하여 작품이 얼마 되지 않나보다. 역시 백석은 월북작가였다.
조만간 좀더 찾아 읽어봐야겠다.

염치있는 고기 준치~ ㅋㅋ..
썩어도 준치라더니 그런 말 들을만 하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