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뮤지컬 라디오스타 - 김규종 연출

에메랄드파도 2009. 1. 12. 01:35
이제 서울 공연장에서는 막을 내렸다. 미리 올렸어야했는데, 좀 많이 늦은 셈...

2009년 2월부터는 수원에서 공연한다고 한다.

영화 라디오스타는 신파적인, 감상적인 시선이 싫어서 그다지 좋아하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감상적이라서.. 유치해서.. 마음이 쓰이는 그런 경우도 없는 건 아니니까.. 언제나 똑똑하고 이성적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행복하고 더 현명한 생각을 하게 하는 건 아니니까...

뮤지컬 라디오스타는 원작의 단점을 그대로 가지고 와서 재구성을 한다.

원작이 가지고 있던 신파는 극 전개로 인해 본의 아니게 줄어들긴했지만, 삶을 바라보는 낭만적인 시각은 여전하다. 그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위로로 보일지라도, 그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희망처럼 보일지라도 감상적인 시선은 그저 쓴 맛을 숨긴 당의정 껍데기일뿐..

단지 여전히 아쉬운 것은 그 껍데기가 위로의 본질처럼, 희망의 원래 모습처럼 구성된다는 점이다. 때론 앞뒤가 맞지 않는 말 한마디가 세상을 다시 살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말처럼 어쩌다 한번이다.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데, 단순하게 이야기를 하자니 약간은 공허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지 않나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뮤지컬 라디오스타가 아무런 미덕도 없는 작품이라는 것은 아니다.

뮤지컬로 풀어내기 좋은 소재를 잘 풀어낸 셈이다. 음악도 괜찮고, 공연다운 요소들도 잘 녹여내 오히려 영화보다 나은 부분들이 있다. 특히 몇몇 곡의 가사는 구성도 대단히 훌륭하고, 단어 선택도 아주 적절했다고 생각된다. - 참, 이런 문장을 쓸때마다 내가 이렇게 써도 되나 싶긴한데.. 요즘은 개나 소나 작가고, 평론가인 시대이니 개가 하나 더 있다고 뭐 달라질 것도 없고..^^

개인적으로는 대극장보다는 소극장 공연이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도 소품이었던 것처럼 뮤지컬도 작았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큰 무대로 보기에는 이야기가 너무 단순하고 극의 임팩트도 약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