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뮤지컬 카페인 - 연출 성재준

에메랄드파도 2009. 2. 4. 01:49
요즘 대학로에서 잘된 로랜틱 뮤지컬로 몇 손가락에 꼽힌다는 '카페인'.

소극장 뮤지컬답게 2인극이다. 소극장 뮤지컬답게... 라고? ㅋㅋ 그건 아니다. 그냥 아주 단순히 소극장이니 작은 규모의 이야기라는 의미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실 2인극은 꽤나 어렵다. 이야기도 밀도가 높아야하고, 구성도 남다르게 신경써야하고, 무대 역시 그렇다.
무엇보다 두 배우의 연기로 2시간 가까운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는 건 언뜻 생각하기에도 참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렇지만 뮤지컬 카페인은 그런 부담을 꽤나 잘 넘어선 듯 보인다.

적당한 속도감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적절한 소품들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많이 고민한 흔적들이 곳곳에 보인다. 하지만 그런 고민이 뭍어난다하여 좋다.. 잘 됐다.. 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법.

무엇보다 카페인을 돋보이게 하는 건 음악이다. 음... 아마도 작곡가는 우리나라 90년대 음악을 참 열심히 듣지 않았을까... 이상하게 그 당시의 정서가 많이 뭍어나는 느낌이었다. 물론 이런 감상적인 이유로 돋보인다고 하기는 어렵겠지.
그 동안 보았던 다른 국내 뮤지컬보다 정확하게 음악을 사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말이냐면, 한국형 가요... 처럼.. 국내 창작 뮤지컬이라하면 뭔가 공통적이면서도 빈듯한 느낌이 있다. 말을 돌려하자고 하는건데...

직접적으로 말을 하자면, 리듬이나 화음을 사용함에 문제가 있다는 거다. 부정확하게 사용한다는 거다. 음악은 feel~ 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는 거다. 

대부분 그렇게 알고 있겠지만, 음악은 감으로만 하는게 아니다. 물론 감이 있어야하는 것도 맞지만, 그것으로도 진짜 대단한 걸 만드는 사람도 있지만... 천재는 천재일뿐.. 이 세상의 모든 음악가가 천재는 아니다. 천재가 아니면 고민이라도 좀 하면서 음악을 하라는 거다. 고만고만한 음악을 만들어 언젠가 한번 들었을 법한 이야기에 갖다 붙이고 새로운 작품이네.. 이러지 말고... 

입이 쩍벌어지는 음악을 만들어놓고... 왜? 이렇게 구성할 생각을 한겁니까? 라고 물을 때... 대부분의 천재가 말을 한다.. 그냥요~~ 재밌을 거 같아서요.. feel이죠.. 솔직히 말하기 귀찮아서 설명하면 아냐.. 싶으니 그냥 돌려말하는거... 다 죽도록 머리 굴리고 계산해서 여기서 이렇게 연결되면 다른 느낌이 나겠군.. 해서 그렇게 하는 거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 앞에 이야기한 것처럼 대답하는 것은 다 거짓말이다. 아니, 다 쇼다.. 농담이다..

너무 흥분해서 다른 이야기만 길게 늘어놨네... 쩝..
리듬도 그렇고 편곡의 조화도 그렇고 꽤 완성도가 높은 음악을 들려준다. 처음엔 그냥 그런가보다 하며 듣고 있었는데.. 자꾸 음악이 귀에서 나가질 않더라구..

좀 드라마가 작위적이라고 해야하나.. 통속적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그렇긴 한데.. 아주 낯간지러운 건 아니다.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을 것 같기도 하고..

데이트하는 사람들이 한번쯤 봐도 기분 좋게 즐길만하다. 애드립이나 슬랩스틱이 없어 단, 자잘한 재미는 없다. - 생각보다 이런 추임새를 가지고 재미를 논하는 사람들이 많다니까..

주인공들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소믈리에와 바리스타의 사랑이야기다. 커피와 와인, 이성과 감성이 섞인 사랑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연출가의 말을 들어보면...^^

누군가 보면 그런 말을 할거다. 장사될 요소는 다 넣어놨다고...ㅋㅋ
맞다.. 그런 의도도 있었을 거다. 그런데 그게 상업적인지, 아닌지.. 는 두고 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