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Latte e Miele 라떼 에 미엘레 내한 공연

에메랄드파도 2009. 1. 19. 01:05

아직도 이 공연에 대한 글을 쓰지 않았다니... 참, 정신 없이 살았네..

2008년 가을 LG아트센터에서 봤던 공연.

LG아트센터에서 3년에 걸쳐 진행하던 이탈리아 프로그레시브 밴드 시리즈의 마지막 공연이었다.

너무 보고 싶던, 죽기전에 이 밴드들의 공연을 볼 수 있을까 싶었던 3팀의 공연을 봤다. R.F.M. 뉴트롤즈에 이어 라떼 에 미엘레.

그 중에서도 가장 보고 싶었던 팀이 라떼 에 미엘레였다.

뭐랄까.. 어린 시절, 몇장 안되는 앨범이었지만 진짜 차원이 다른 듯 한 느낌의 앨범으로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보내줬던 밴드.
 
아마도 그 시절 그 밴드, 혹은 밴드들의 음악이 나에게는 많이 특별했던 것 같다. 가장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절이이기도 했고, 가장 열심히 음악을 듣던 시절이기도 했고, 그것이 재즈던 록이던 클래식이던 가요던간에, 끝없이 듣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다시는 들을 수 없을, 볼 수 없을 몇몇 사람과 밴드와 연주자의 생각에 많이 섭섭하기도 했던... 그랬던, 절대 볼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이탈리아 70년대 프로그래시브 록 밴드가 요 몇년새 3팀이나 왔다 갔다. 그것도 이번엔 한국 공연을 새로 의기투합도 하고, 음반도 준비를 해서 말이다.

물론 이제는 세월이 흐른 탓으로 예전과 같은 연주력, 예전과 같은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감동이 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몇몇 곡에서는 진심으로 감동하여 눈물이 핑~~ 돌았다. 어떻게 그렇게 아름다운 멜로디를 쓸수있을까.. 또, 지난 기억에 대한 감상적인 생각이 빠져들어서..

클래식한 구성에 멜로디며 리듬이며, 여전히 아름다운 것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라는 생각을 하게한다. 여전히 이탈리아 음악들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중에 하나가 예전의 미덕이 아직도 변하지 않고 살아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와 비슷한 면이 있어서 노래 중간에 어설픈 영어 가사 넣는거 좋아하고, 미국 팝 번안해서 발표하는 것도 종종 있지만,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이 여전히 새로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몇 되지 않는 나라 중에 하나인듯하다.
 

참 오래 동안 기억될 공연이다. 아니, 영원히 기억하게될 공연이 될거다.

이제는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고 나도 그 곳에서 많이 떨어져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서 참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런 이유로 좋은 추억이 나빠질 수는 없겠지. 이제는 연락하지 않는 오랜 전 친구가 생각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