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니모레티... 내가 그 사람의 영화를 본 횟수는 그렇게 많지 않겠지만 내가 가장 사랑하는 감독중에 하나이다.
내가 감히 사랑한다는 단어를 입에 올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지는 아는 사람은 알만한 것.

'4월 Aprile'에서 난니 모레티가 고민했던 것들을 내가 하고 있다. 그때는 그렇게 웃으면서 봤던 영화인데... 그때는 "에~~ 지금 시대에 웬 파시스트.." 라면서 봤던 영화인데.. 그때는 그의 언론에 대한 농담이 그냥 그런.. 재미난 이야기였는데...
난니모레티의 4월이 나온 해가 1997년이다. 그때 난니모레티가 조롱하던, 반대하던 미디어 재벌 베를루스코니는 2009년 지금 이탈리아의 총리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언론 통제를 통한 장기집권... 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표본이 될 인간.

각설하고..
조용한 혼돈은 난니모레티가 감독을 한 영화는 아니다. 주연만 했다.
하지만 주연만 했으면서도 영화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런 것을 우리는 내공이라고 말하지...(사실은 각본도 참여를 하긴 했다.^^)

언젠가 누군가 평론가가 그런 이야기를 한적이 있었다. 90년대에...
'이탈리아 영화는 베니니와 모레티... 둘 만 남았다.'
그런데 베니니는 헐리우드를 가네.. 어쩌네.. 하면서 스스로의 재능을 삽질로 낭비해버리고, 모레티는 작가의 길을 간다.
출발은 참 비슷했으나 너무 다른 길이었다. 분명 초기엔 베니니가 어떻게해도 도드라졌으니까... 그는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슬픔도 기쁘게 할 줄 아는 매우 드문 배우.

아... 왜 자꾸 옛날 이야기를 하는 거지.. 자꾸 늙은 티를 낸다...

조용한 혼돈은 보는 동안 삶의 행복이란게 대체 어디에 있는가 하는 생각을 끝없이 던지게 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 처럼 소란스럽고 왁자지껄 한것이 행복일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은 대체 이 영화가 언제 절정이었고 언제 갈등이 해소되었는가... 라고 묻겠지만.. 삶이란 것이 그렇게 소설이나 영화처럼 명확하게 단계가 구분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이 영화와 같은 경우에는 더하다. 

손가락의 큰 상처가 어느덧 아물고 새 살이 돋는 것처럼.. 내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동안에 삶은 지속되고 상처는 나아지는 법이다. 
그것을 왜 상처가 아물었죠? 언제 아문거죠? 라고 물으면... 참 대답하기 어렵기도 하다. 

상처는 그냥 나을 시기가 되어서 나은 것인걸... 그것에 어떤 논리적인 껍질을 씌울까..

인생의 상처는 그렇게 낫는다. 너무 걱정하지마라... 어디선가 당신을 위로하는 누군가가 있을테니...
참... 맛나게 핀다..
나도 담배를 피던 시절에는 맛나게 핀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곤했다.

물론 극중에서는 저것이 단순한 담배는 아니다.

이것이 얼마나 적절한가는 모르겠지만, 그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 그 오랜 세월동안...
참... 아이러니한 것은 그래도 이탈리아는 월드컵을 우승한다는 것. 그래도 다들 텔레비젼 앞에서 귀를 기울인다는 것.. 그래도 로마를 찾는다는 것.. 그래도 로마인이야기의 열혈독자라는 것..
그 시절이 어떤 시절이던 간에 개인은 개인의 행복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지.. 어떤 것이 진짜 행복해지는 길인지 단! 한번도 의심해보지 않고서...

아~~ 담배 한대 피고 싶은 시절이다. 이런 시절을 살면서는 내가 대체 왜 담배를 끊었나 싶다.

담배를 피던 시절보다 더 가슴이 아프다. 숨을 쉬지 않고 있을 때조차도 너무 아프다.

자꾸 핀이 나가는 데, 나는 꽤 좋게 본 영화다.
하지만 강추를 해도 되는 지는 잘 모르겠다. ^^ 언제나 그렇듯, 내가 강추하는 영화들은 언제나 문제가 있기 때문에...

 

 

 

 


 

Posted by 에메랄드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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