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호 감독의 최근작.
역시 사랑 영화는 허진호 감독이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드는 영화다.
뭐, 보는 사람들에 따라서는 허 감독이 좀 달라졌는데.. 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사랑이란게 그런거 아니지 않나..
호우시절 이전의, 근래 허진호 감독의 영화들이 좀 힘들었던 면이 있었긴 하다. 아마도 허 감독도 힘들었는지도.. 하지만 사랑이란게 "내가 다시 사랑을 하면 사람이 아니다..."했다가도 마치 사고처럼 다시 시작하는 것 아니던가..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건 사랑이라고 했던 러시아의 어떤 작가의 책을 읽지 않아도 그런 정도는 다 아는 거 잖아.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절했기 때문에, 냉소적인 태도를 보일 수도 있는 법이다.
그렇게 이번 영화에서는 허진호 감독의 예전의 따스한 마음이 느껴진다. 사람에 대한 기대(?)라고 해야할까... 그런 것이 있다.
영화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면이 없진 않은데..
처음 중편으로 준비되던,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사천 대지진 참사에 대한 옴니버스 영화의 한 꼭지로 준비되던 프로젝트가 좀더 확장되어 장편 영화로 제작됐다. 그래서 그런지 약간 이야기가 비는 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는.. 좋을 수 밖에 없는 거지..
미국에서 함께 공부한, 한때는 연인이었을지도 모를 두 사람.
오랜만의 우연한 재회.
이런 것은 언제나 그렇듯 참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이런 건 실제로 그런 일이 눈앞에 펼쳐져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질법하다.
참 오랜만에 눈이 즐거운 커플이다.
선남 선녀의 만남. 이란게 이런거 같다. 뭐, 요즘엔 선남 선녀도 아니면서 말들이 너무 많아서 피곤한 사람들이 참 많아서말이야...
아무튼.. 오랜만에 그림이 괜찮은 커플을 보니 새삼 연애질에 대한 충동도 잠시 일기도..
뭐.. 이미 본 지 좀 시간이 지난 지라 이제는 그냥 그렇지만...^^
정우성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정우성에 대한 이야기를 따로 하지 않기가 좀 어렵다.
그건 누구나 그렇겠지...^^
이제는 나이가 느껴지는 주름도 얼굴에 있고.. 나름 세상을 좀 산 표정도 지를 수 있고..
예전에는 세상에서 숨을 쉬는 사람같지 않을때가 가끔있어서 '배우로는 참 강점이기도 하지만 오래 배우하기에는 마이너스이기도 하겠다.' 생각했었는데...
너무 쓸떼없는 걱정을 해준거 같다. 어차피 주름이야 세월이 만들어줄텐데.. 어차피 세상을 사는 그늘은 세월이 만들어줄텐데.. 젊었을때, 좋은 시절에는 그래도 그만인 것을 말이다.
그래서 강동원도 그냥 그런가보다.. 생각하기로 했다.. 푸하.. 그렇게 생각 안하면 어쩔건데..
그도 지금은 만화에서 막~ 뛰어난 온 듯하지만, 언젠가는 말을 땅에 디딘 사람을 연기해도 잘 어울리는 시절이 오겠지.
그래도 말이지...
여전히 무슨 사천 관광 홍보 같은 저 스틸은 뭐냔 말이다.
흠...
저 스틸을 보니, 새삼 일상의 특별함(?), 일상의 중요함(?) 알 것 같기도 하다.
일상의 삶, 평범한 삶이 얼마나 힘든건지 아냐...는... 참, 대답하기 어렵던 질문에도 이제는 답을 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결국 이제는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는 걸까...
같은 책을 고르는 사람들의 정서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 까? 같은 책을 읽는 사람들의 감정에는 어떤 공감이 있을 까? 문득... 저 장면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다. 누군가와 같은 책을 고르고, 본다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