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樂 (락)

The film - 2집, 영화같은 음악의 시작 (2007.03.08)

에메랄드파도 2009. 1. 2. 01:18

 
The Film - 2집, 영화같은 음악의 시작

내가 처음 블로그를 만들었을 때, 아마 첫번째 끄적임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 the film의 첫앨범이었다.
그가 오랜만에 두번째 앨범을 냈다.

영화같은 음악의 시작... 부제인지, 앨범 제목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기획자가 자폭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버젓이 앨범 앞에 저 따위 글을 한 줄 넣었을까..
물론 의미는 알겠다. 1집에서는 제 색을 내지 못했어서.. 이번 앨범은 진짜 자신의 색을 내는 거라서.. 뭐.. 그래서겠지. 참, 이해심많은 소비자다.

하긴 요즘 앨범은 자켓이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것이 더 많다 보니..
그렇다고는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무슨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 앨범분위기다. 다시 말하지만, 영화같은 음악의 시작이라는 멘트를 포함해서..

음악이외의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


첫 앨범의 순수함은 조금 사라졌지만, 약간 거칠던 면면이 잘 다듬어졌다. 그래서 듣기 편하다. 좀더 세련됐다고 해야할까.. 물론 내가 순수한 것을 좋아라~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내가 음악에 대한 갈증이 없어져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귀가 확 열리는 그런 것은 아니었다. 음악 자체가 멜로디 위주라 당연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하긴 내가 지금 뭘 듣는다고 우와~ 하겠냐.. 그 동안 들은 것만 해도 얼만데.. - 그래도 2집 앨범에서 허걱하게 만들었던 건 전람회 만한 경우가 없었던 것 같다. 짧은 시간에 일취월장해서 나타나서.. 

헌데 이번 the film의 앨범은 가만가만 들어보면 무척 잘 만든 앨범이다. 세션도 훌륭하고, 편곡도 좋고.. 노래를 좀 더 잘하면 좋을 것을..ㅋㅋ 뭐, 그거야 그 나름의 맛이 있으니 이해해줄 수 있음.
퇴근한 이후 계속 듣고 있는데, 들을 수록 수작이라는 확신이 든다.

이런 앨범은 한곡, 두곡 구매해서 들으면 안된다. 여전히 앨범이라는 개념을 정확하게 갖고 작업을 하는 사람의 음반은 통째로 들어줘야한다. 어느 곡하나 대충 만들었다는 느낌이 없는 앨범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다듬어지는 편이 보기에, 듣기에 좋은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그렇게 되려고 노력도 많이 했을 테고.. 

갑자기 오래전 일이지만 처음 스튜디오에 들어갔을 때 생각이 난다. 그때는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 얼마나 좋았는데... 이제는 어떤 것도 그런 설레임과 흥분을 주지는 못할 것 같다. 있을까? 또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으리라 믿어봐야지. 있겠지.. 어딘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