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畵 (화)

태극기 휘날리며 - 강제규 감독 (2004.02.29)

에메랄드파도 2009. 1. 3. 00:31

태극기 태극기 휘날리며
 
'태극기 휘말리며'를 본지 한 일주일 정도 지난듯하다.. 음.. 그렇게 재밌다는 주변의 평을 듣고...영화를 보러 갔던... (시작부터가 영~~맘에 안든다는 투다...^^)

강제규감독의 영화를 보면 보고 나오면서 난 항상 이런 생각을 한다.
'내 취향이 아니라는 거 절대 내가 재밌게 볼 영화 아니라는거 알면서 왜 또 보러왔지'라고...은행나무 침대에서 쉬리를 지나 태극기까지 하품나도록 재미없었던 적도 없었지만 중간에 영화에 빠져 시간을 잊은 적도 없다.
글쎄 나는 잘 모르겠지만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을 요소들을 많이 가진 영화들을 만들어내는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듯하다. 가끔은 내가 정상인의 감수성을 가지지 못한건가 라는 생각이들기도 한다니까....
일반적인 강제규감독의 영화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는 이쯤하자.

영화에서, 특히 상업영화에서 시작 5~10분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을 한다. 그 시간 동안 관객들은 내 마음을 어디에 혹은,누구에게 열어줄 지 선택이 거의 끝난다고 하던가~~
난 5~10분동안 이번은 좀 집중해보자고 하며 영화를 봤고...매우 좋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두 형제가 의용군으로 끌려가기 시작하면서 쉬리에서 보던 대규모 도심 총격씬보다는 발전된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비슷비슷한 전투 장면이 줄기차게 나오기 시작했다. 참고로 난 영화속에서 이렇게 무의미하게 필름이 돌아가는게 너무 싫다. 물론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할지 모른다. 엑스트라를 동원한 것도 있을 것이고, 세트를 준비한 것도 있을 것이고..이 정도 물량이면 영화에서 적어도 몇분은 들어가줘야 타산이 맞는다고 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장면들이 그렇게 반복해서 보여줄만큼 미학적인 성과가 있는 장면들인가 하는거다. 한번이나 두번, 이 정도 물량을 투입한 영화다...라고 보여주면 되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그렇다고 해서 한국 영화에서 볼수없는 장면들을 만들어내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노력한 노고까지 편하하자는건 아니다. 인정한다.. 물량도 물량이지만 시각적으로 무리없게 보이도록 만들어냈다는것에 대해... 단지, 그런 전투씬은 이미 라이언일병구하기에서 본것이 아니였냐는거다. 시각적으로, 또는 기술적으로 획기적인 영화를 보려면 스필버그나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를 보면 되는거 아닐까?
즉, 우리 나라 영화가 갈길이 헐리우드 영화 따라하기가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이런 시도는~~이 아니라...그 전에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걸 봤으면 하는게 내 바램이다. 이것이 기술적인 부분으로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영화를 제작하는 자본의 차이로 인해서...
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다른 나라의 영화에서는 볼수없는 무엇을 얼마든지 보여줄수있고, 그런 고민이 당연히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라는 것은 다른 예술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정도로 자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언제나 상품과 예술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대작 영화의 연이은 성공은 축하할 일이 아니라 경계하고 고민하기 시작해야 할 때가 됐다는 신호일것이다.

몇몇 대작 영화가 싹쓸이를 해간 자본으로 인해 다양한 종류의 영화가 제작될 기회가 초기에 사라지게 될 가능성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난 여전히 작은 규모의 영화가 좋다. 아직 세상살이가 편하여...^^ 보고나서 가슴이 후련하기 보다 머리 복잡해지는 영화가 좋다. (누군가 그러더라구...세상사는게 편해서 놀면서도 골치아픈거 본다고...)

그래도 태극기 휘날리며는 좋은 상업영화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보여준 몇몇 작은 가능성이 있기에.....

내가 이래서 태극기 휘날리며는 쓰지 않으려 했건만... 너무 길어져서 정리되지 않은 생각이 동서로 마구 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