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畵 (화)

8명의 여인들 - 프랑소와 오종 감독 (2004.03.02)

에메랄드파도 2009. 1. 3. 00:33
8명의여인들 8명의 여인들

프랑소와 오종의 2002년 작품.
작년부터 개봉은 한다한다 하더니 이제서야 개봉을 했다. 그래서 바로 달려가서 봤다..캬~~

프랑소와 오종과는 지난 1월에 서울 아트 시네마에서 열린 오종 특별전을 보고 친해지기로 했다. 아니 친해진 정도가 아니라 한동안 이렇게 나에게 맞는 영화감독도 드물었다는 생각이든다.  역시 오종도 전갈자리다. 푸하하~~

음...오종에 대한 이야기는 두고두고 해야할것 같구...일단 영화이야기나 하자.

혹시나...했던 생각을 역시나...로 돌려버린 영화였다.

초반부에 약간 어이없는 상황이 연속되면서 이게 뭘까? 하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하지만 계속 바보처럼 웃던... 영화를 즐기면 될것을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한동안 오종의 영화를 안봐서 잠시 잊었나 보다. 명확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마지막에 정리를 해줄것이라는것을 말이다. 다음에는 잊지 말고 마음 편하게 봐야지..^^

영화는 추리소설의 양식을 가지고 진행이 되고 있다. 물론 뮤지컬이 아니냐고 하면.. 모르겠다..^^ 뮤지컬인가? 그 동안 내가 보아온 오종의 영화가 그렇듯 표면적으로 문학적 향기가 물씬 풍겨나오는 고풍스러운 이야기 구조를 띄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건 '표면적으로'다. 표면적으로 그런 가면을 쓰고 이야기를 한다는거다. 그런데 그게 난 좋은거구...

8명의 여인들이 각자의 삶을 대표할수있는 노래를 한곡씩, 안무를 겯들여 보여주고..그로 인해 극은 익숙해질만하면 낯설어지기를 반복하고..이건 극이야 라고 하듯 말이다. 사실 이런 요소가 없었다면 8명이 늘어놓는 이야기들은 황당하기 그지 없으며, 혹자는 그 중 누구에게 감정이입을 시켜야할까 고민을 하다가 마음만 상하는 지경에 이르기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오종은 처음부터 말을 한다. "이거 극이야...감정이입하지말고 그냥 봐..."라고...삼인칭 관찰자의 입장을 유지하라는 것. 독백하는 장면이 전혀 나오지 않는것은 아니지만, 노래하는 장면이었기 때문에 이것 역시 관찰자의 입장은(이건 콘서트의 청중입장이라고 해야하나...^^) 유지할수가 있었다.  

그러면 뭘 그렇게 보라고 한걸까? 무엇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렇게 관찰자 시점을 유지하게 하려고 한것일까?

사실 보는 동안은 몰랐으나 관객이 감정이입을 할 배역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아버지 마르셀. 그의 시점으로 관객의 시점은 고정된다. 마르셀이 그 모든것을 듣고 있었던것처럼..

그동안 숨겨져있던 마음 속의 음모, 위선, 과거 비밀의 폭로로 이어지는 장면들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어이없는 웃음, 혹은 씁쓸함을 안겨준다. 그 사이사이 언제 우리가 심각한 일이 있었냐는듯 노래와 안무를 보여주고...(이 노래와 안무는 미국 뮤지컬의 전통을 빗대어 빈정대는듯한...어설픈, 우스꽝스러운..) 고민이 생길만한 에피소드를 잠시 뒤로 미뤄두게 한다. 이러한 에피소드들을 보며 흠짓 놀래기도 하고, 고개를 젓기도 하고, 슬쩍 비웃어주기도 한다.

오종은 8명의 여인들에 프랑스 최고의 여배우들만을 캐스팅하여 표면적으로 보는 사람에게 그 누구도 범인으로 의심할수없게 만들어버렸다. 하지만 결국 '표면'뿐이라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음모, 위선들도 표면을 열심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는 그 진의를 알아 차리는데 한계가 있는 것들이다. 

일상이 되어버린 위선.. 그 사이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자위하는 노래(춤 포함)... 그리고 잊어버린, 잃어버린것들에 대한 이야기...


P.S. 검색후에 알았는데 로버트 토마스의 연극 "Huit Femmes"을 기초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장소가 한정적으로 나오는게 이런 이유에서 일지도...한정적인 장소인것이 영화에서는 추리소설적인 요소로 활용된듯 하다.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나 그 배경 정보가 부족할때는 kino가 무척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