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畵 (화)

귀여워 - 김수현감독 (2005.01.12)

에메랄드파도 2009. 1. 3. 22:30
 
귀여워 - 김수현 감독

처음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그리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였다. 제목도 그리 오는게 없고, 그렇다고 캐스팅이 좋은것도 아닌거 같고(장선우감독이 나오는건 좀 특이하긴했지만..) 감독에 대해서도 들은것이 없었고...

그러던중... 광고문구중에 모 스포츠신문기자의 한줄 평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의 쿠스트리차.." 이게 무슨 막말인가~~ 아무리 기자들이 영화볼 줄 모른다고는 하지만 좀 심하네.. 싶기도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래도 뭔가 비슷한 구석이있는 모양이지.. 라고 생각했다. - 아마도 이걸 노리고 올린 카피겠지.. 하지만 쿠스트리차가 좋은걸 어쩌란말인가.. 내 취향의 문제일뿐..

또하나..

회사 직원중에 한 친구가 영화를 보고 왔단다.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안하는데 기분이 아주 더럽단다. 아~~ 이때부터 매우 흥미진진해지기 시작했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일반인들에게 저런 이야기를 듣는 영화라면 적어도 내가 좋아할 필요조건은 충족된 셈이니까..

하지만.

바쁜 회사일로 결국 마지막상영을 놓치고 에라~~ 했었다. 그러나... 언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나다에서 하는 2004 마지막 프로포즈. 일주일 전에 예약하고 모든 회사스케줄도 영화보는데 방해안되게 조정하고...ㅋㅋㅋ


약간 기대이하면 어떻하지라는 생각을 하던 나는, 장선우감독의 "난 너와의 만남이 운명이라고 생각해~~" 에서 심상치않더니만 결국 "그럼, 나한테 말 깔래~~ 왜냐하면 내가 권위적으로 보일까봐그래.." 하는 데서 완전 쓰러졌다.. 푸하하... 장선우감독이 성소를 말아먹은 충격과 참회의 출연이 아닌가 했는데, 그게 아니라 적역이기때문이 아니였을까...^^ 

아마 위에서 말해준 대사만 듣고도 내가 왜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됐는지 알 사람은 알아버렸을테지..

약간 설익은듯한 느낌이 들지만 열정의 힘으로 영화를 밀고나간다. 그 시도자체가 용감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분위기의 영화다. 아.. 그~~ 환타아스틱~~하고 시니컬한...


갑자기 오늘 박지만이 '그때그사람들'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는 말이 생각나네. 픽션이라고 픽션이라고 그렇게 말하는데 사실을 왜곡할 소지가 있다는 둥 현장에 있던 사람에게 자문을 구하지 않았다는 둥(이건 심수봉).. 얼마나 현실에 발을 디디고 작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픽션이라지 않는가.. - 아.. 이 농담이나, 상상을 제대로 이해 못하는 분위기에 또 조금 흥분하고 있음...

하긴 공무원노조가 시위하면서 행자부장관을 공개수배한다는 전단을 뿌렸다고 그걸가지고 공무원이 장관 지명수배하는 나라라고 한심하다고 떠드는 언론이나 전단지 뿌린 사람 처벌하겠다고 쫓아다니는 경찰이 있는데.. 그것에 비하면 대단히 심한 잘못을 한걸지도 모르겠다..푸헐~~~

뼈있는 농담을 건네면 뼈있게 농짓거리 같이 할수있는 분위기가 아쉽다. 물론 뼈있는 농담이 그냥 웃자고 하는 말은 아니지.. 그렇다고 거기에 발끈해서 파르르하면 그것도 참 촌스럽지.. 그러니까 대화가 안되서 서로 싸우고 지랄들이지..

그런데 '귀여워'나 '지구를 지켜라'같은 영화보고 이상하다고 하는 사람들 많은 거 보면 저 사람들이 저러는 것도 이해가 된다. 리얼리즘이 바탕에 깔리지 않으면 어떤 것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모여사는데 거기서 판타지를 하겠다고하면 김기덕처럼 될 각오를 해야지.(이거 말하고 보니 이상하다..^^ 감독상탈 각오를 하라는건가?ㅋㅋ) 블랙코미디를 하겠다고 하면 임상수처럼 가처분신청에 시달릴 각오해야하고..(근데 아마 임상수감독은 얼시구나 할지도 몰라.. 홍보도 되고 좋잖아..^^ 검찰에서 헛소리만 안하면..)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그때 그사람들'을 보고 진짜 그때 그랬나봐~~ 하는 사람들이 많을거라는 생각이 들긴한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건 진짜 진실을 당신들 입으로 단한번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그렇게 쉬쉬하며 덮어두고 넘어가려고만 했기 때문이라는 걸 먼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아니 왜 이런 이야기로 넘어갔나~~~ 나 이거참... 잠이나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