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 - 세드릭 칸 감독
세드릭 칸 감독의 영화는 처음 보게 됐다.
요즘 새롭게 주목 받는 감독중에 하나라고 하던데, 역시 그럴 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단지 너무 나같아서 문제라면 문제라고 해야할까? ㅎㅎㅎ
사람이 가지는 이상 심리, 욕망, 집착 등을 다루는 데 일가견이 있다고 한다.
이번 영화도 역시 그런 것이었는데..
사랑할수록 소유할 수 없는 어린 여자아이로 인해 거의 비정상적인 심리, 정서를 보이는 40대 대학교수의 이야기다.
영화를 보는 내내 주변 관객들로부터 나오는 웃음(아마도 비웃음이라고 해야 맞을것이다.) 빈정거림(아주 미쳐가는 구만..^^) 등등의 즉각적인 반응들이 더 재미있으면서도 더 마음아프던 영화다.
사랑을 하다 보면 이성적으로는 도대체 제어되지 않는 순간이라는 게 있다. 아마 미친 듯 무엇인가에 열중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미친 듯 몰입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때의 자괴감 또는 그로 인해 더욱 더 집착하게 되는 이상 심리. 세상의 일이라는 게 모두 뜻대로 되는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런 집착이 생기기 시작하면 쉽게 포기하기는 어렵다.
아마 주인공의 심리나 행동을 보며 웃었던 사람들은 그렇게 절실하게 무엇인가를 원한 적이 없었던 사람들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사람이 더 행복하게 세상을 사는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형이상학적인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사람들은 이런 심리에 대해 매우 흥미있어 할 것이다.
이점이 이 영화가 재밌는 점이기도 하다.
무척 괴롭고, 아프면서도 주인공의 심리에 몰입하게 되는 점도 이러한 문제다.
언뜻 이성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지만 누구나 저와 같은 함정에서 자유로울수는 없다.
이건 인간의 좌절된 욕망을 온전하게 잠재울수있는 확실한 방법이 있지 않은 한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