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畵 (화)

아비정전 - 왕가위 감독 (2008.04.03)

에메랄드파도 2009. 1. 3. 23:46

 
아비정전 - 왕가위 감독

영화 : 연속촬영으로 기록한 필름상의 화상을 스크린에 투영, 움직임있는 영상을 보여주는 장치 및 그렇게 만든 작품.

아비정전을 언제 본 것이 처음이었을까.. 기억은 정확히 나지 않는다.
단지, 열혈남아를 비디오로 봤던 어떤 날, 그 다음 주 정도에 아비정전을 봤던 것 같다는 기억뿐...

지금껏 서너번 봤을까.. 하지만 영화로 보기는 처음이다.

영화의 정의를 가지고 그것이 영화냐 아니냐를 놓고 논쟁을 벌이면 그건 좀 피곤한 일이다. 답이 나올 문제도 아니고.. 그래도 아직 디지털 상영을 하는 상영관은 가지 않는 습관이 남아있긴하다...
이건 참 청개구리 같은 습성이기도 한데, 오래된 카메라를 들고 술 마실 돈 아껴 필름사서 사진을 찍곤했는데... 디지털 카메라 나온 이후로 사진 끊었다. 풋~ 

전에 볼때는 아비(장국영)가 얼마나 아팠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 보니 수리진(장만옥)도 루루(유가령)도 참 많이 아팠겠다. 뭐, 혹자는 아비가 아파할 자격이 있냐고 하기도 하던데... 돌아서는 사람은 돌아서서 진심으로 행복했다고, 진짜로 행복하다고 하던가.. 난 아직 그런 사람을 봤다는 말을 들은 적 없다. 물론 나도 보지 못했다. 간혹 허세로 그런 말을 하는 사람도 없진 않지만...
아비도 수리진이나 루루만큼 아팠을테다. 소리내어 우는 법을 배운 적이 없을 뿐...

이번에 보면서 다시금 느꼈지만, 선수의 정석이라고나 할까... 여러가지가 있지만 샘플케이스로 하나만.. (물론 이건 너무 많이 알려진 장면이긴 한데... CF에서 어설프게 베끼기도 하고.. )

"그럼, 지금부터 1분만 시계를 같이봐요.."
"... 왜 내가 그런 해야하죠." 이런 대답은 너무 상투적이지..^^ 
1분간 손목시계를 함께 본 후..
"오늘 며칠?", "16일"

"1960년 4월 16일 3시 1분전부터 1분동안.. 그 순간 우리가 함께 시계를 본 것은 영원할 겁니다."
어찌 이런 대사를 날리는 선수에게 넘어가지 않겠나.. 그런건 예의가 아니지..

그.러.나.
너무 자신해서는 안된다. 넘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

시간, 영원, 순간... 뭐, 이런 것에 대한 개념이 없으면 저런 멘트이후에도 한참 부연설명을 해야하는 아주, 매우 폼 나지 않는 상황이 연출될수도 있다. 여기서 그걸 이해시키겠다고 부연의 부연 설명을 하는 것도 미친 짓이다. 그냥 '얘는 머리 속은 그리 아름답지 않구나...'하면 그만. 


다 알고 보는 데도, 여전히 전화벨이 울리는 공중전화를 감정없이 바라보기란 쉽지않다. 잠들지 못해 자꾸 제자리를 맴도는 수리진을 보는 것도 마찬가지.. 바람속에 잠을 자는, 발없는 새 이야기도 변함없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너무 감정적으로만 이야기를 하나...^^
 
아비정전이 만들어지던 무렵의 홍콩과 1960년대의 홍콩이 서로 부딪혀 묘한 분위기를 만든다. 자신을 버린 친어머니와 이제와서 자신을 떠나려는 어머니 그 속의 아비의 갈등은, 아마도 홍콩 반환일이 차츰 다가오던 그 시절의 홍콩(홍콩인)의 갈등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홍콩은 누가 친부모인지도 모를 판인데, 이렇게 보면 영국같기도 하고, 저렇게 보면 중국같기도한데.. - 사실 이런 식의 도식은 좀 식상한 방식이긴하다.

장만옥, 유덕화, 장국영, 유가령, 장학우.. 쟁쟁한 친구들의 아주 젊은 시절을 보는 즐거움도 하나의 즐거움일 수 있겠다.
특히나 장만옥은 젊었을때도 어쩌면 그리 연기를 잘하고 이쁜지... 참... 너무한거 같아...
그래도 역시 아비정전에는 장국영이 최고다. 다들 장국영을 빼고 어떻게 아비정전을 생각할 수 있냐고 하니까.. 진짜 아비! 그대로라고 생각들 정도니까...






우리나라에서 개봉했을때, 13일만에 막을 내렸고.. 환불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한다. 포스터를 이렇게 뽑으니 그렇게 되지... 에효.. 황하의 물결에 실려온 피맺힌 젊음! 이건 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