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燕 (연)

귀족놀이 - 에릭 비니에 연출 (20040918)

에메랄드파도 2009. 1. 4. 21:36
  귀족놀이 - 에릭 비니에 연출

국립극단의 정기공연 작품. 이번 작품은 프랑스 연출가의 손을 통해서 만들어졌다.
사실은 그것에 대한 궁금함이 가장 컸다.
프랑스 연출가를 통해서 움직여지는 우리나라 배우의 몸짓이라.. 사뭇 재미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

기대를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한 것만큼의 무대였다. 사실 기대가 크면 그걸 충족해주기는 쉽지 않은데 말이다. ^^

가장 눈에 띄는 건은 무대 구성이었다. 별다른 장식없이 몇몇 막을 가지고 공간을 이동하는 것은 매우 간결하지만 그 만큼 연극적일수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효과적인 무대였음을 의심할 수 없다.

더불어 서양음악인듯한데 우리나라 고전 악기를 이용한 연주가 주는 묘한 매력. 예상을 깬 음악의 분위기. 상상이 될지 모르겠지만 마치 정격연주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것이 프랑스 연출가가 주는 강점중에 하나가 아니였을까 싶다. 동양적인 하드웨어로 서양의 분위기가 날수있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한쪽에 치우쳐진 것이 아니 조화롭고 신선한 느낌을 주는...

무용수들의 몸짓도 마찮가지다. 서양적인 분위기에 동양적인 것을 섞은 것이 아닌, 그저 원초적인 몸짓같은 - 즉, 보편적으로 공통적인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몸짓이라는 것. 그렇다고 포퍼먼스같지는 않다. 동서양의 전통에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서로 잘 섞여있는 느낌을 준다는 것.


무엇보다도 연극을 보는 동안 감탄한것은 연출자의 빛 아니, 어둠을 다루는 솜씨가 만만치 않게 보인다는 거였다. 전체적으로 보면 그리 많은 색의 빛을 사용한것도 아니고, 광량이 높아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보여주고 싶은것은 확실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도록 빛을 설계했는데 그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극단여행자의 이미지에 버금가는 이미지들을 구축하여 보여준다. 그 사이 극적인 즐거움과 언어유희적인 대사놀이(^^) 까지 더해지니 이게 금상첨화라면 금상첨화..ㅋㅋ
무엇보다 이러한 것들의 조화. 그것이 가장 중요.

각종 매체를 통해 꽤 능력있는 연출가라는 글을 보긴했지만 언제는 능력없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와서 공연한 적있었나.. 말은 다들 그렇게 하는거지.. - 하지만 무엇인가 알고 있는 사람같다는 느낌이든다.
그리고 그가 알고 있는 것은.. 그것은 분명 내가 모르는 것일거라는 생각이든다.. 좀 궁금해지는데... 이 사람이 알고 있는거 그건 뭘까.. ㅋㅋ


물론 국립극단 배우들의 호연은 두번 세번 이야기하면 입아프다. 특히나 이번에는 일인 이역을 한 분들이 많았는데.. 역시~~ 하면서 봤다. 역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