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燕 (연)

SNOWSHOW by Slava (20060821)

에메랄드파도 2009. 1. 4. 22:02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2년만에 다시 보는 공연이다.
당연히 좋은 공연이기도 하지만 내게는 여러가지 개인적인 추억으로 더 많이 기억되는 공연이기도 하다.
아마 이 블로그를 시작한것도 스노우쇼를 보고 난 직후가 아니었나 싶다.
공연을 열심히 보러다니기 시작한 것도 이 공연 이후였던 것 같고...
새롭게 꿈을 꾸게 하기도 했던 공연이었다. 말 그대로 꿈!이었던 것이긴 했지만..

예전에 봤던 기억이 있어서 보면서 자꾸 이전 공연과 비교하려고 하는 마음을 떨쳐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사실 이건 스스로 불행한 길을 찾아가는 것에 가까운 일인데 말이다.) 최대한 처음보는 사람의 마음으로... 이전에 즐거웠던 장면, 행복했던 장면에 대한 기억이 없는 듯 보려 했다.
처음 공연에서는 몰랐는데, 이 공연도 혼자 보니 참 우울하더라... 자꾸 이전 기억이 오버랩되는 것도 문제고... 순간, 스노우쇼를 예매한 친구가 함께 갔으면 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혼자 보러간 건 너무 자학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미친척 열심히 공을 따라다녔다.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되었든, 다시 봐도 보는 동안은 즐거운 공연이다. 우울함을 잊게 해주는.. 
함께 볼 어린 딸이라도 있었으면 더 즐거웠을텐데.. 이쁜 애인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귀여운 딸과 함께가 가장 행복한 그림이 나올 것 같다. ㅋㅋㅋ

이번 공연은 전에 봤던 공연과 같지만 다른 공연이었다.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출연배우가 모두 바뀐듯하다. 그래서 다른 느낌이 나기도 하고, 그래서 좀 아쉬운 점도 있고..
약간 호흡이 급한 느낌이 드는 것은 아쉬운 점이었다. 약간 여유있게 움직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래도 킥킥 웃다가 가슴을 저리게 하는 것은 여전한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이전 공연보다 조금은 더 슬픈 느낌이었다. 한 여름에 눈보라를 맞으며 앉아있는 상황이란... 생각보다 좋지만은 않다.
즐거워하는 사람들 사이에 혼자 서있는 것도 마찬가지...

다시 스노우쇼가 온다면 그때도 가서 보게 될까?
가서 보게 되면 그때는 누구와 보게 될까? 또, 혼자서... 아마 그렇게 될 가능성이 가장 높겠지. 뭐, 그래도 상관없다. 




 La Petite Fille De La Mer - Vangelis

그리스 출신 영화음악 작곡가이자 키보디스트인 반젤리스의 73년 곡이다. 한때 Aprodite's Child라는 그룹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공연을 봤다면 누구라도 그렇겠지만 이 곡, 이상하게 눈물난다. 힘없이 찢어 허공으로 날리던 편지(혹은, 약속)와 눈물처럼 내리던 눈 생각과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