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燕 (연)

Marisa Monte World Tour 'Universo Particular' (20070610)

에메랄드파도 2009. 1. 4. 22:14


Marisa Monte World Tour 
Universo Particular

브라질 뮤직의 영원한 디바.. 라틴 그래미어워드 수상... 9백만장 앨범 판매.. 공연 카피 문구들.

암전이 된 공연장.
기타 연주를 시작으로 악기들이 울리고.. 한 여자의 음성이 들린다.
공연장의 불은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고... 한곡이 끝나도록 어둠속에서 음악이 들린다.

이것이 마리사 몬테(?) - 미국식으로 읽어서 몬테.. 몬치, 몬찌.. 가 맞다는.. 북경이 아니라 베이징이라는 엄연한 외국어 표기법이 있건만.. 각설.. - 와 첫 만남이다. (전에 듣던 곡이 있지만 수많은 마리사의 곡을 생각하면 이 지점이 첫 만남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불이 켜지기 전까지 CD를 트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그렇게 정확한 음정 박자로 노래를 하는지.. 어둠속에서 반신반의 했다. 불이 켜진 이후의 이야기는 말하나 마나.. 완전 빠졌다.

연주자들의 연주도 수준급이었지만 역시 마리사의 목소리가 핵심이다. 역시 사람의 목소리가 가장 훌륭한 악기였다. 무반주로 2시간을 노래해도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을 것 같다.

브라질 뮤직이라고 해서 삼바나 보사노바만 하지는 않는다. 아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그녀의 목소리로 한다. 물론 그녀가 하면 록도 그녀의 음악이 된다. 그녀가 하면 발라드도 그녀의 음악이 된다. - 이승환도 그가 하면 록도 이승환의 노래가 되는데... 이것과 같으면서도 조금 다른 의미다. - 그 안에서 그녀가 이끄는 데로, 불러주는 곳으로 가면 된다. 그러면 왜 거기로 나를 불렀는지 알게 된다. 기꺼이.. 즐겁운 마음으로 부르는 곳으로 가면 된다.

더구나 마리사 같은 여인이 부르면 당연히 가야하는 것 아닌가.. 무대위에서는 이미 자신의 아우라를 가지는 느낌이었다. 많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손짓, 발짓, 몸짓.. 어느 하나 허투루하는 것이 없다. 혼자의 손짓만으로 이렇게 무대를 가득 채울수도 있단 말인가..^^ - 한번 공연에 너무하네.. 싶을지도 모르겠지만 열혈 팬 리스트에 올리겠다고 해도 기꺼이 그렇게 하라고 하겠다. 몇번을 다시 와도 내가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한 매번 가서 그녀의 목소리를 듣겠다. 아, 지금 생각해보니 난 우리나라 음악가의 공연은 태어나 지금껏 아직 한번도 보러간 적이 없구나.. 재즈바나 클럽에서 듣는 것 빼면.. ㅋㅋ 그런데 지금 생각해도 누구 공연을 보러가? 참, 조용필 30주년 공연은 갈 뻔 했는데.. 너무 바빠서.. 조용필이 나를 가장 콘서트장 근처까지 불렀던 가수네..
 
언제나 엘지아트센터에서 음악 공연을 볼때면 느끼는 것이긴 한데... 너무 점잖다. 너무 열정적인 공연을 보면서도 말이다. 사실 이번 공연은 연세가 좀 있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 면이 강하긴 했지만.. (왜? 이유가 뻔하긴 한데...^^)
다른 공연과 마찬가지로 뒤늦게 불붙은 관객들은 매번 공연을 기-절로 만든다. - 공연을 하는 사람들은 나름 공연의 전개에 따라 기승전결을 갖춘다고 한다. - 공연은 승으로 넘어가 절정으로 치닫는데 관객은 아직도 기를 넘어서지 않은.. 그러다 공연 막바지에 이르면 뒤늦게 절정으로 가는.. 그런..^^ 뭐, 이렇게 즐기든 저렇게 즐기든 상관이 없긴 하지만 조금 아쉬움이 있다는 것. 어쩌면 내가 너무 놀아야겠다는 마음의 준비를 철저히 미리하고 가서 그런지도 모르지.. 그런데 대부분 이런 마음의 준비는 하고 와야하는 거 아닌가.. 쩝.

새삼 그 동안 준비하던 걸 다시 생각하게 했다. 아니, 다시 생각한 건 아니고..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Ainda Lembro - Marisa Monte & Ed Motta (Play 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