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영화를 보러갔다

미쓰 홍당무 - 이경미 감독

에메랄드파도 2008. 12. 28. 23:50

어떤 영화든 극장을 찾아가기로 한 순간부터 막연한 기대같은 것이 있다.
그것이 신인 감독의 영화라면 조금은 다른 기대도 생기곤 한다. 생경함으로 인한 설레임이라고 해야할까.. 

아무튼, 이경미 감독의 장편 데뷰작 미쓰 홍당무도 나름의 기대를 했다. 굳이 박찬욱 감독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말이다. - 사실 박찬욱 감독은 마케팅을 위해 억지로 끌어놓은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 기대의 일부는 공효진에 대한 기대이기도 했고, 한편은 저 포스터가 주는 기대이기도 했다. 사실 신인 감독에 대한 기대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말을 많이 하지만 그 사람의 영화를 한 편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무슨 기대가 있겠나..

이쁜 것들 다 뭍어버리겠다는 저 카피와 비통한 표정으로 반쯤 뭍여버린 공효진. 우리가 흔히 삽질을 한다는 둥, 뭍어버린다는 둥..의 이야기를 하지만 저렇게 시각적으로 삽질을 하는, 뭍어버리는 영화를 만날줄은 몰랐다. ^^

아마도 감독도 나름 저런 고민을 진지하게 했던 사람은 아닐까? 농담..
감독이 어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영화내내 대사 또는 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음을 느끼게된다. 몇몇 장면에서는 저렇게 해도 되는구나.. 싶은.. 물론 그것을 소화한 배우들의 힘도 훌륭한 것이지만...
옆집 소녀들의 수다를 가감없이 옅듣는 느낌..

보는 동안 스토리에는 약간 무리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최선이었던 듯 싶다.
이런 류의 주인공들이 나오는 이야기를 볼때면, 그것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우리가 아직도 많이 딱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이해하면 즐겁게 웃을 수도 있는데.. 굳이 그걸 내가 이해해야해? 라고 되묻는다면 참, 난감하기 짝이 없다.

언제고 기회가 될때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영화다. 참, 오랜만에 보는 유쾌하고 즐거운 영화다.
 


공효진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가 참 좋다. 뭐, 결국 연출력이겠지만...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 즐겁다. 그러고 보면 요즘엔 이쁘고 연기도 잘하는 어린 친구들이 참 많다..^^;;



== 며칠 후, 다시 읽어보니 꽤나 성의없게 쓴 듯한데... 쩝.. 그렇다고 다시 쓰긴 싫고..^^;; 세상에 대해 불만이 있는 사람이라면 강추~~ 하는 영화!! 웃다가 쓰러져도 모름.. 불만이 없더라도 한번 보면 좋지 않을까 싶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