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인지, 미스테리인지 모를 이야기는 마지막에 한 순간에 모든 감정을 몰아넣은 듯 하다.
매우 평범한 단어와 별로 충격적일 것 없는 질문, 답변이었지만...
가슴을 무너지게 하는 한 마디는 평소에 하지 않던, 듣지 못 하던 화려한 말은 결코 아닌 법.
그 오랜 세월 얼마나 가슴 아프게 사랑했는지.. 미련하게도, 고집스럽고 힘들게 자리를 지키며 있었는지.. 그리고 그것을 알아주는, 혹은 이해해주는 한 사람의 포옹은 다른 어떤 말보다 큰 위로가 되는지.. 그 모든 것이 단 몇 줄에 그려져 있다.
어쩌면 세상 사는 것도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결국 단 몇 개의 단어, 단 몇 줄의 문장을 위한 것들이 아닌가.. 그것이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질 수 없다는 것까지도..
'사랑의 역사'라는 소설에 엮인 사람들의 사랑, 삶.. 등이 날줄과 씨줄처럼 잘 엮여있다. (좀 동떨어진 이야기긴 한데, 저 날줄, 씨줄처럼 엮였다는 표현은 누가 가장 먼저 썼을까? 저건 다른 것으로 바꿔보려고 해도 적당한 표현이 없다. ^^)
그런 이유로 읽는 동안 '아니, 이게 뭔... 사랑의 역사..'라고 한 적도 있다. 그렇지만 중간 중간 소개되는 '소설 사랑의 역사'의 몇 꼭지들은 감탄을 하게 했다.
특히 유리로 만들어진 사람이나 언어가 생기기 이전의 시절에 대한 에피소드는 참 이쁘기도 하고... 참, 생각이 많아 살기 힘든 사람이 또 있구나 싶기도 하고...
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 소설 같다. 그리고 훗날 언제고 다시 봐야할 책 리스트에도 올라가야할 듯 하다.
아직도 그의 삶을 생각하면 마음 한켠이 아프다. 인생이란 건 그렇게 서글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