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우 - 2집 연인
토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김연우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거다. 김형중과 함께 토이의 음악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보컬리스트 중에 하나일것이다. 그의 2번째 앨범.
첫 앨범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사라진 것에 비하면 이번 앨범은 대중적으로 꽤나 성공했다. 토이의 분위기는 김형중 1집, 김연우 2집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어가는 듯... 마치 토이의 비정규 음반두개가 나온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것이 단순히 토이를 통해서 이들을 만났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물론 이들의 솔로 앨범에는 다른 작곡가들이 참여를 했다. 그러나 그들의 분위기가 점점 토이 객원싱어로 보여줬던 분위기로 고착되어가는건 아닌가하는 걱정이 드는건 사실이다.
이러한 걱정이나 우려는 일단 뒤로 하고.....
오랫동안 이 앨범을 귀기울여 듣고 있었다. 그저 앨범 전체의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닿아서... 이번 앨범은 하나의 컨셉을 가지고 작업을 했다. 첫곡 재회에서 그 다음곡 몇년전 삼청동 거리엔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로 이어지며 재회 장소로 나가는 사람의 지난 사랑에 대한 회상...같은 컨셉. (물론 컨셉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음반중에 가장 흔하게 쉽게 구성하는... 어느 영화대사를 빌려 말하자면...'클래식' 하다고 해야하나...^^) 그렇다고 해서 일반적으로 컨셉 앨범처럼 앨범 전체를 반드시 연결해서 들어봐야하는건 절대로 절대로 아니다.^^ 이게 어쩌면 대중적인 가요 앨범의 한계를 스스로 들어낸걸지도....
아무튼 곡 하나하나의 면면은 나름대로 가요계에게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작업을 해서 그런지 세련되고 깔끔한 느낌이든다. 너무 귀에 익다는것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 이러한 이유로 노래방에서 부르기엔 딱~~인 곡들이다. ^^ 노래를 정확히 몰라도 반주듣고 따라갈수있는..하하하
그래도 이 앨범에 대해 굳이 한마디하고 싶은건 어찌보면 이 유치한(앗~클래식한) 컨셉이 나에게는 유효했다는거다. 앨범을 들을 때마다 그 시절의 음악도 아닌것이 날 일정한 시절로 데려간다는 신기한...(사실 이건 좀 신기한 일이다. 누구나 특정시절로 가려면 그 시절의 음악을 들어야한다. 회상하게 되는 분위기가 거기 맞든 맞지 않든간에 말이다. 그게 음악의 힘이기도 하고...)
이렇게 특정한 시절로 날 데려간것은 절대적으로 김연우의 보이스였다. 보이스에서 시절을 느낀다고 생각하니, 내가 인식을 하던 그렇지 않던 간에 이 가수는 내 젊은 시절을 함께 했다보다. 갑자기 너무나 소중한 사람인듯 호들갑떨기...ㅋㅋㅋ
어찌되었건 이 앨범을 들을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말없이 음악만 듣는다.
음악이 만들어주는, 내 어린 시절의 목소리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하염없이 걸어가느라 정신이 아득하다.
이미 넌 고마운 사람...
언제나 그랬듯이...
가난하지 않을 수 있던 내 스물다섯의 날들...
너로인해 빛나던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