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적 킬러의 고백

자작나무

에메랄드파도 2009. 12. 4. 19:19
인생이 정말 길 없는 숲 같아서
얼굴이 거미주에 걸려 얼얼하고 간지러울 때
그리고 작은 가지가 눈을 때려
한쪽 눈에서 눈물이 날 때면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이 세상을 잠시 떠났다가
다시 와서 새 출발을 하고 싶어진다.



내가 매일 보고 있는 신경숙 작가의 인터넷 연재 소설에 나온 로버트 프로스트가 쓴 시.
 
소설도 참 괜찮은데, 유난히 이 시가 왔다. 오랜만에 시가 왔다.

누구에게나 있을 그런 시절이 아마 내게도 있는가보다. 그때로 돌아가면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풋..
하지만 그 시절로 돌아갈 방법은 없다는 것. 그리고 그 때로 돌아간들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 
눈물이 날 때면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나, 그 시절로 가서도 눈물이 그칠리 없다는 걸 잘 아는 나이.

그렇지만 오늘 하루쯤은, 그 시절로 돌아가면 다시 새로 시작할 수 있으리란 꿈을 꿔도 무방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