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燕 (연) 46

필로우맨 - 박근형 연출 (20070506)

필로우맨 - 박근형 연출 최민식, 최정우, 이대연, 윤제문.. 이 정도 라인업이면 아무 생각없이 선택을 해도 볼거리가 있다. 배우만 보더라도 볼만하다. 배우들의 연기는 역시나 기대한 것 이상이다. 최민식씨는 처음엔 조금 약한 듯한 느낌이었는데... 그게 맞는 설정이었던 것 같다. 최민식으로만 보이던 최민식은 극의 후반으로 갈수록 카투리안이 되어간다. 그리고는 끝날 무렵에는 처음부터 카투리안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끔한다. 다른 배우들은 말하나 마나 딱이다. 유독 최민식씨에 대한 이야기를 한건 혹, 영화 연기에 익숙해진 무엇.인가가 나오진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초반에는 좀 갸웃둥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역시 훌륭한 배우의 풍모가 나왔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New Trolls... (20070406)

New Trolls... 올해는 첫 공연이 좀 늦었다. 사실 올해 예매한 첫 공연은 지난 날에 있었는데, 술 마시느라 가지 못 했다. new trolls... 올해 모 공연장의 기획공연 리스트를 보고 가장 놀랐던, 가장 반갑던 공연이었다. 작년에 P.F.M. 공연을 보고 친구녀석과 농담삼아 내년에는 new trolls 오는 거 아냐.. 하며 웃었는데 진짜 왔다. - 그리고 어쩌면 내년에도 또 이 정도의 그룹이 올지 모른단다. 아~ 일년을 어떻게 기다리지.. 벌써 걱정스럽네...^^ new trolls라면 몰라도 adagio라는 곡은 아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지금은 테이크아웃 커피숍이 대세지만 한창 카페라는 곳이 유행하던 때, 분위기 좀 있다.. 혹은, 좀 음악 신경쓴다.. 하는 곳에 비오는 날에 앉아..

고도를 기다리며 - 임영웅 연출 (20061110)

고도를 기다리며 - 임영웅 연출 내가 처음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었던 것은 아마 군대 생활을 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이후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슬럼프에 빠진듯한 느낌이 들때면 언제나 '고도를 기다리며'를 꺼내 들었다. 이유는 알수없지만,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는 동안 고민이 있었다면 고민이 해결됐고, 슬럼프였다면 새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생겨나곤했다. 그래서 매번 책을 덮을 때면, 책을 펼때와는 다른 '무엇'인가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이 희곡이 누구에게나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누구든 이런 책을 한 권쯤 가지고 있는 것은 행운이다. 그런 면에서보면 난 참 운이 좋은 셈이다. 하지만 정작 '고도를 기다리며'를 연극으로 본적은 없었다. - 물론 독서용 희곡도 있다고는 하지..

뮤지컬 컨페션 (20061027)

뮤지컬 컨페션 Musical Confession 서핑중에 우연히 필을 받아서 보러가게 됐다. 하긴 언제나 선택에 특별한 기준이 있을 수는 없겠지. 어찌되었든, 대략 괜찮다는 입소문도 돌고 하는 뮤지컬이었다. 많은 편수의 뮤지컬을 본 것은 아니지만 대충 감이 오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제 웬만해서는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할지도... 그게 아니라면 컨페션이 전형적이었나... 약간 그런 감도 없진 않다. 하지만 그동안 내가 궁금하던 것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었기에 괜찮은 공연이었다고 생각된다. 줄거리 자체는 조금 진부한 면이 없지 않으나 단점으로 보일 수 있는 것들을 무난히 피해갔다고 생각된다. 그것이 나름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할 듯하다. 주현과 태연이 기차길 옆에서 부르는 노래는 단연 인상적이었다. ..

고란 브레고비치의 '해피 엔딩 카르멘' (20060908)

고란 브레고비치의 집시 오페라 - "해피엔딩 카르멘" 고란 브레고비치가 새로운 공연을 가지고 방한했다. 어떤 것을 보여줄지 그냥 기대하고 보라고 한다. 자신의 대표적인 영화음악들을 기대하고 공연을 보러 오면 실망할 지도 모르겠지만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여줄테니 한번 기대해보란다. 결론적으로만 보면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 아무래도 그의 영화음악들에 익숙한 관객들은 조금은 사설이 긴, 집시 오페라라고 이름 붙은, 공연은 만족스럽지 못 했을 것이다. 더구나 점점 시각적으로 화려해지는 공연들에 익숙해져가는 사람들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을 듯 하다. 물론 나도 조금은 낯설기도 했고, 너무 무리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시작해서 한동안은 좀 당황스러워할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그래도 고란..

미스 사이공 (20060822)

미스 사이공 날이 참 맑은 날이었다. 남부지방에 걸려있는 태풍의 마지막 흔적으로 인해 강한 바람이 먼지를 다 날리고, 구름도 멋지게 만들어버렸던 날. 사진기를 가지고 나갔다면 연신 셔터를 눌러댔을 날이었다. 이런 날 나들이거리가 있다는 것이 오히려 다행스러웠다. 성남아트센터로 갔다. 뮤지컬에 대한 호기심으로 보는 2번째 공연.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4대 뮤지컬이니 뭐니 하는 것에 대한 이유를 알 법하더라는 것. 사람들에게 쉴새없이 볼거리와 들을거리를 제공해준다. 조금 쳐진다 싶으면 대형 춤장면이 나온다거나, 그것이 좀 지루할 법하면 감성적인 노래가 나온다거나... 하지만 무엇보다 신선했던 건 비장한 느낌마져 드는 곡들이었다. 비장감과 신선함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내가 들었던 바로는, 일반적으로 ..

SNOWSHOW by Slava (20060821)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2년만에 다시 보는 공연이다. 당연히 좋은 공연이기도 하지만 내게는 여러가지 개인적인 추억으로 더 많이 기억되는 공연이기도 하다. 아마 이 블로그를 시작한것도 스노우쇼를 보고 난 직후가 아니었나 싶다. 공연을 열심히 보러다니기 시작한 것도 이 공연 이후였던 것 같고... 새롭게 꿈을 꾸게 하기도 했던 공연이었다. 말 그대로 꿈!이었던 것이긴 했지만.. 예전에 봤던 기억이 있어서 보면서 자꾸 이전 공연과 비교하려고 하는 마음을 떨쳐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사실 이건 스스로 불행한 길을 찾아가는 것에 가까운 일인데 말이다.) 최대한 처음보는 사람의 마음으로... 이전에 즐거웠던 장면, 행복했던 장면에 대한 기억이 없는 듯 보려 했다. 처음 공연에서는 몰랐는데, 이 공..

뮤지컬 '김종욱 찾기' (20060807)

뮤지컬 '김종욱 찾기!' 요즘에 꽤 많은 관객을 불러모은 뮤지컬이란다. 가끔 광고를 통해서 보긴 했지만 내가 볼 일은 없지 않을 까 생각했었는데, 어찌어찌하여 보게 됐다. 뭐, 아는 사람이야 알겠지만 내가 한때는 뮤지컬이라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던 적이 있어서 소극장에서 뮤지컬 볼 일은 평생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사실 이번에 공연을 본 것도 근래 들어 소극장을 중심으로 부는 창작뮤지컬 붐에 대한 궁금증때문인 면이 있었다. 뭘 보러가는 걸까하는 것에 대한 궁금증. 김종욱 찾기는 그랬다. 이야기자체가 말랑말랑하고 재미난 것이라, 말 그대로 보는 동안은 별 생각없이 즐겁게 즐길 수 있었다. (하하하, 별 생각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한 거지, 무슨 시비를 걸려고 삐딱하긴..) 오만석군의 여성팬들..

보리스 에이프만 - 돈주앙과 몰리에르 (20060728)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 - 돈 주앙과 몰리에르 관람한지는 꽤 지났는데 그동안 정리하기 귀찮아서 던져두고 있었다. 워낙 좋은 평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궁금함때문에 보러갔는데, 역시 좋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유가 있다. 아마도 내가 본 무용공연중에 가장 무거운 주제를 가진 공연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보러가기 전에 아니 이런 이야기를 무용으로 하겠다고.. 이거 참 난해하겠군.. 싶었다. 뭐, 역시나.. 생각했던 것처럼 쉬운 공연은 아니었다. 하지만 생각처럼 난해하지도 않았다. 언젠가 봤던 인터뷰 기사에서 영화 대부를 감독한 코폴라 감독이 이런 말은 한적이있다. 그 당시 모 영화제 심사위원장이었던 것 같다. "이 영화가 좋은 영화인지는 확실한데 얼마나 좋은 영화인지는 몰랐어요. 하지만 오늘은 알것 같군요. 여..

매튜 본의 가위손 (20060727)

매튜 본 댄스 뮤지컬 - 가위손 (Matthew Bourne's Edward Scissorhands) 무지무지 기다리던 공연이었다. 아마도 영화 가위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기다리는 공연이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공연을 즐겨보자'의 입장보다는 '흠~~ 가위손을 한다고... 그래, 어디 한번 해봐'하는 입장에 서기 쉬운 까닭에 흠잡기에 혈안이 될 가능성이 높기도 하다. 물론 나 역시 후자의 입장을 버리기 위해 꽤나 노력을 하면서 공연을 봤다. 내 옆자리에 나이가 50대 전후로 보이는 부부가 앉아있었다. 사람을 차림새나 간간이 들리는 대화로 판단할 수는 없는 문제이긴 하지만, 그다지 공연이나 문화와는 관계가 없는 분들 같았다. 하지만 공연은 더 잘 즐기시더라. 원작을 몰라서 더 즐겁게 볼 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