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畵 (화)

애프터 미드나잇 - 다비네 페라리오 감독 (2007.12.07)

에메랄드파도 2009. 1. 3. 23:34
 
애프터 미드나잇 (Dopo Mezzanotte) - 다비데 페라리오 감독

영화박물관 경비 일을 하는 마르티노, 그 근처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아만다, 그리고 아만다의 공식적인 남자친구인 엔젤.

영화박물관 경비 일을 하는 마르티노는 영화광이고 스스로 영화를 만드는 것도 즐긴다. 어느 날인가 아만다를 보고 짝사랑을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던 그에게 어느날 아만다가 뛰어들어온다. 세 사람의 삶을 개별적으로 보여주던 영화는 그 순간, 새로 시작한다. 마치 '내 삶은 두가지로 나눌수있어요. 당신을 알기전과 당신을 안 이후의 삶이요.'라는 상투적인 사랑고백처럼 말이다. 관계의 시작으로 영화가 다시 시작되는 셈이다.

영화평론가 출신인 감독답게 영화는 지난 명작들에 대한 오마주가 많다. 한여자와 두남자의 평화로운 연애질도 이미 본적이 있지 않았던가. 프랑소와 트뤼포의 '줄앤짐'. 영화속에서도 마르티노가 이야기한다, 우리같은 프랑스영화를 봤다고..

무성영화와 누벨바그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담북답긴 영화다. 나도 그렇지만 유난히 그 두 시절의 영화 대한 애정을 표시하는 사람들은 많다. 아마도 영화가 가장 영화답던 그래서 가장 아름답던 시절이어서 그런것이 아닐까....
영화에서도 잠시 나레이션을 통한 언급이 있지만, 무성영화는 풍경에 모든 것을 담았다. 풍경이 이야기를 하고 풍경만으로도 하나의 이야기가 되던 시절이라고 해도 될듯하다.
'움직이는 사진'의 유희정도로 생각하던 영화를 의식의 표현, 감각의 발현으로 재 발견하고 새로운 영화 읽기를 제안한 것이 누벨바그였기에 두 시기에 영화가 겪은 변화도 컸고, 그만큼 중요한 시기이기도 한 셈이다.

영화광들을 위한 최고의 영화는 이런 영화가 아닌가 싶다.
영화 사이사이에 숨겨진 장면찾기 또는 다른 영화와 연관 관계찾기가 끝없이 이어지는 것이..

이탈리아 영화를 참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데.. - 기억이 맞다면 난니 모레띠감독의 4월 이후에 처음이 아닌가 싶다. 로베르토 베니니의 영화는 자주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편이긴 한데,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난니 모레띠 감독 영화는 왜 수입을 안해주는 지 모르겠네.. 요즘 영화가 별로 좋지 안나...쩝.. 
아무튼 진지한 듯하면서도 나름 유머감각도 뛰어나고 감정선도 섬세하게 유지되고 한마디로 매우 즐거운 영화다.

이번 영화를 보면서 새삼 느꼈는데, 슬랩스틱 코미디는 참 힘이 있다. 쉽지도 않지만 말이다.
영화에서도 내내 버스트 키튼의 영화를 보여주는데, 그것이 보여주는 재미도 많다. 버스트 키튼은 찰리 채플린과 비슷한 시절의 배우이자 감독이었는데, 영화를 좀 보네..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채플린보다 좋은 평가는 받는 편이다. 목숨을 건 슬랩스틱으로도 유명하다.^^ 성룡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언젠가 인터뷰를 보니, 자신의 무술씬의 일부는 스랩스틱 코미디로 생각하는 듯하던데.. 사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키튼의 영향을 받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이해되는 순간이기도 하고...

옛날 음악도, 미술도 좋지만 영화도 참 좋다. - 요즘 젊은 친구들이 너무 빠르고, 낮은 재기를 발휘하는 것을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니 마냥 가벼운 것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지겹다고.

예고편을 보다가, 저 자전거를 타는 장면을 보고 입가에 미소를 지울수없었는데... 아마 저 장면을 보면 기억나는 영화가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한 영화가 정답은 아니라도...
하긴 저런 포즈로 남녀가 자전거를 타는 장면을 거슬러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한편의 영화로 가는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