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作
이 책을 본게 언제였던가.. 아마도 2004년초 였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뒤늦게 전달된 2003년 내 생일 선물중에 하나였던..
책을 선물한 사람이 다 알아서 선물한 것이었을 텐데.. 이상하게 이 책은 손이 가지 않았었다.
그래서 뜨문 뜨문 읽었는데..
어느 날 밤 잠도 안오고, 심심하여 별 생각없이 다시 펼쳐든 순간.
그동안 한장도 보지 않았던 책처럼 너무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 날 밤 절반정도 읽느라 다음날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사람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좋고 그렇지 않음을 떠나 내게 오는 순간이 있는 법이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1년전에 나타났다면 또는, 1년후에 나타난다고 할때 그래도 지금처럼 사랑할지는 모를 일이다.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말처럼 지금처럼은 지금인거니까..
무엇이든 때가 있다고 말하듯... 만남에도, 이별에도 필연적인 순간이 존재하는 듯하다. 나이를 먹을 수록 이런 생각은 더 많이 든다.
그때는 어쩔수가 없었다고...
누군가의 노래 가사처럼.. '모든게 우리 헤어지게 해..' 모든게..
어찌되었든...
이 책 자체가 위와 같은 이야기로 가득한 책이다. 좀 단순한 사람이라면 말장난한다고 할지도 모를, 좀 심각한 사람이라면 사랑이야기를 빙자한 철학입문서라고 할지도 모를..
하지만 소설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에세이라고 하기도 뭐한 이 책은 재밌다.
올초였나.. TV에서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소개를 해준 이유때문이라고 생각되긴 하는데, 최근에는 알랭 드 보통의 마니아도 어느 정도 생긴듯하다. 지금까지 출판된 책이 다 번역된 듯하던데 그 정도면 인기 작가인셈...
이 책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책이 내게 오는 과정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너와 나는 그렇게 조금 돌아서 만날 운명이었나보다.. 뜨문 뜨문 읽다가 확~ 꽂힐, 그런 인연이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