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0 ('04.2.27~'08.11)/畵 (화) 91

여기보다 어딘가에 - 이승영 감독 (20080914)

여기보다 어딘가에 - 이승영 감독 충무로가 위기다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지 꽤 됐지만, 충무로가 위기가 아닌 적은 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거의 없었다. 언제나 그 위로로 인해 더 강해지곤 했던 곳이 충무로였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불합리한 정책이나 스탭에 대한 처우가 옳다는 건 절대 아니다. 위기의 충무로.. 거기에는 언제나 눈이 번쩍 띄는 신인들이 있었다. 90년대 말에도 한꺼번에 쟁쟁한 감독들이 데뷰를 했었고, 그들은 2000년대 대표적인 영화감독들이 되었다. 어떤 평론가의 말로는 그 해만큼 놀라운 해는 없었다고 한다. 정확하게는 97년에서 98년을 넘어가는 만 1년의 기간을 놓고 그렇게 이야기하곤 했다. 일정 수준을 갖춘 여러 신인감독이 동시에 데뷰를 한다... 경험해보면 진짜 재미난 일이다. 매번 ..

다크나이트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20080908)

다크나이트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히어로라고는 하지만 내 기억에서는 음울하고 고뇌하는 팀 버튼의 배트맨뿐이다. 배트맨 시리즈 이어지면서 나는 팀 버튼과 달라.. 라고 이야기하려는 노력은 많이 있었으나, 팀 버튼에서 완전히 벗어난 배트맨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다르다. - 역시 영화는 감독...^^ 지난 번 배트맨 비긴즈도 비교적 좋은 평을 받았던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한편으로는 그래서 비긴즈였구나 싶기도 하고... 팀버튼의 배트맨이 아니라 놀란의 배트맨의 시작이라는... 다크나이트의 원작자체도 배트맨 시리즈 중에 완성도가 가장 높은 단행본이었다는 평이 있었던 만큼 이야기가 흥미 진진하다. 절대자에게 번번히 좌절당하는 사람이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해야..

눈에는 눈, 이에는 이 - 안권태, 곽경택 감독 (2008.09.06)

눈에는 눈 이에는 이 - 안권태, 곽경택 감독 감독이 중간에 교체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은 영화였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영화는 감독의 놀음이라고 굳게 믿는 입장에서 중간에 감독이 교체된 영화를 본다는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한석규도 볼겸해서 봤다. 그러고 보니 곽경택 감독 영화는 단 한편도 본 적이 없다. 이번 영화도 100% 곽경택 감독 영화가 아니니 결국은 여전히 한편도 보지 않은 셈이다. 소재부터 나에게는 한번도 흥미를 끌었던 적이 없는...^^ 어찌되었든 영화는 대략, 큰 기대 없이 본다면 괜찮을 영화라고 해야할 듯하다. 뭐랄까, 캐릭터간의 갈등이 이해는 되나 공감은 가지 않는 탓에 서로의 복수나 추격은 그닥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류의 영화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편집이 힘을 발..

님은 먼곳에 - 이준익 감독 (2008.09.03)

님은 먼곳에 - 이준익 감독 이준익 감독의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면서 이상하게도 곧잘 극장에서 보게 된다. 함께 영화를 보러가는 사람때문일까.. 아니면 어떤 다른 이유가 있을까.. 어떤 영화든, 어떤 소설이든, 어떤 예술이든... 만든 사람이 그대로 들어나기 마련이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를 보면 특히나 그렇다. 참, 감정이 많은.. 감상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화면 하나하나, 플롯 하나하나가 매번 감상적이다. 논리고 뭐고 다 필요없이 그냥 감정의 흐름만 따라간다. 화면 구성도 마찬가지다. 사실 이런 경우는 영화의 기초를 잘 모르는 방송 PD들이 곧잘 하는 일인데... 물론 요즘엔 방송 PD들도 나름 공부를 해서 괜찮은 친구들도 있지만서도... 개인적으로는 PD출신 영화감독이 번번히 영화판에서 ..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김지운 감독 (2008.07.3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김지운 감독 촬영 때부터 참 말도 많고, 기대도 많았던 영화였다. 실은 영화는 개봉한 다음 날 봤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이제서야 끄적끄적.. 개봉한 날 봤나? 기억이.. 뭐.. 중요한 건 아니니.. 사랑이 뭔지 알려면 허진호 감독의 영화를 보면 되고, 스타일리쉬한 영상이 뭔지를 알려면 김지운 감독의 영화를 보면된다. 스타일리쉬한 영상은 박찬욱을 비롯한 몇몇 감독도 보여주기는 하지만 한없이 폼잡기에는 반대편에 놓을 만한 감독이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굳이 반대편에 놓자고 하면, 류승완 감독정도가 있을까.. 조금 느낌이 다르긴한데... 암튼.. 이번 영화에서도 여전히 그 가공할 폼잡기는 빛을 발한다. 뭐, 폼을 잡지 않고 그냥 찍어만 놔도 폼나는 배우들이 나오는데 거기에 ..

브로큰 잉글리쉬(Broken English) - 조 카사베티스 감독 (2008.07.06)

브로큰 잉글리쉬(Broken English) - 조 카사베티스 감독 나이먹은 사람의 고군분투 연애기. 하지만 나이먹은 사람들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다. 사랑이나 인생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이 영화를 즐기기에는 충분할 듯하다. 노라는 아쉬울 것 없는 커리우먼이다. 무엇이든 그렇지만 조건이나 눈에 보이는 배경이 그 사람의 삶의 만족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역시, 노라는 무엇인가 부족한 자신의 삶에 대한 권태로 몸부림친다. 특히 사랑의 부재가 그의 삶을 힘들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그렇지만 사랑이란 노력한다고 찾아오는 것이 아닌 것. 홀로 할 수 없는 모든 일은 그렇다. 나만 원한다고 할 수 없다. 혼자서 하는 일조차 원한다고 해도 다 못하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먹은대로 살수있다고 하..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 마크 로렌스 감독 (2008.06.28)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 마크 로렌스 감독 로맨틱 코미디영화가 아직도 유효한 걸까... 상업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예전과 같은 흥미는 없지만 잘 만들어진 로맨틱 코미디는 여전히 시간보내기용으로 좋다. 이 영화도 그렇게 크게 재밌다거나 흥미진진하지는 않지만 꽤 짜임새있게 만들어졌다. 무엇보다 제목에서 보여지 듯 음악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로맨틱 코미디가 익숙한 세대가 젊은 시절에 즐기던 음악을 작정하고 차용해여 사용한다. 내 중학교 시절을 함께 했던 그룹들의 이름을 듣는 것도 나름 재미난 장치였다. 마치 진짜 그 당시에 활동하던 팀인것 마냥... - 첫 도입부의 뮤직비디오에서부터 Wham을 연상시키더니, 딱 Wham과 함께 활동하던 팀들을 거론한다. 물론 Wham은 거론하지 않고...^^ ..

밀리언달러 베이비 -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2008.05.02)

밀리언달러 베이비 -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볼때면 세상은 공평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말에 분명 예외는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천재의 분위기가 나는 사람은 아니지만 연기면 연기, 연출, 음악 등 모두 수준 이상이다. 그것이 오랜 세월 고군분투로 얻어진 것이기에 더욱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고군분투한다고 모두 저 경지에 올라가는 것도 아니지않나.. 뭐, 말하면 할수록, 생각하면 할수록 참 훌륭하다. 권투를 하기에는 이젠 너무 늙었다는 사람과 더 늙기 전에 해야겠다는 사람의 이야기. 이 한 줄로도 역시 클린트 이스트우드야.. 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하다. 저 이야기를 나이 먹은 노배우이자 노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찍어낸다는 것이.. 그였으니 저런 이야기를 하려고 했겠지...

Happy Together - 왕가위감독 (2008.04.09)

부에노스아이레스 해피투게더 (春光乍洩) - 왕가위 감독 왕가위감독의 영화중에서 가장 다시 보고 싶던 영화였다. 극장에서 필름을 통해 봤음에도 불구하고, 내 기억속에서는 알 수 없는 미련같은 것이 남아있던 영화다. 그것은 무엇때문이었을까... 아휘(양조위)와 보영(장국영)이 서로 가지고 있던 미련에 전염되었던 것일까.. 그 두 사람의 이야기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탱고씬이라고 했던 그 장면도 아직 더 슬픈 탱고씬이 없었고...^^ 둘이 같이 나오는 화면보다 혼자서 나오는 화면에서 서로의 감정이 더 살아나던 것도 여전했다. - 사랑이란 것이 둘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혼자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주고 받는 것이 당연한 듯 생각되지만 결국 주는 것도 개인의 문제요, 받..

아비정전 - 왕가위 감독 (2008.04.03)

아비정전 - 왕가위 감독 영화 : 연속촬영으로 기록한 필름상의 화상을 스크린에 투영, 움직임있는 영상을 보여주는 장치 및 그렇게 만든 작품. 아비정전을 언제 본 것이 처음이었을까.. 기억은 정확히 나지 않는다. 단지, 열혈남아를 비디오로 봤던 어떤 날, 그 다음 주 정도에 아비정전을 봤던 것 같다는 기억뿐... 지금껏 서너번 봤을까.. 하지만 영화로 보기는 처음이다. 영화의 정의를 가지고 그것이 영화냐 아니냐를 놓고 논쟁을 벌이면 그건 좀 피곤한 일이다. 답이 나올 문제도 아니고.. 그래도 아직 디지털 상영을 하는 상영관은 가지 않는 습관이 남아있긴하다... 이건 참 청개구리 같은 습성이기도 한데, 오래된 카메라를 들고 술 마실 돈 아껴 필름사서 사진을 찍곤했는데... 디지털 카메라 나온 이후로 사진 끊..